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12일 서울 집값 안정을 위한 추가 대책으로 민간택지 아파트 분양가상한제 도입 방안을 발표한다. 지난해 ‘9·13 부동산 안정 대책’을 내놓은 지 11개월 만이다.

11일 국토교통부와 정치권에 따르면 여당(더불어민주당)과 정부 관계자들은 주말까지 국회에서 주택법 시행령 개정안에 대한 막판 조율을 했다. 12일 오전 당정 협의를 연 뒤에 국토부는 분양가 상한제 관련 주택법 시행령 개정안을 곧바로 입법 예고할 예정이다. 주택업계에선 재건축 아파트 공급 위축과 집값 폭등 등 시장 불안을 우려하는 가운데 적용 기준과 범위, 구체적인 시행 시기 등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입주자 모집 공고’로 적용 기준 바뀔 듯

개정안에는 민간택지 아파트에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하는 조건을 완화하는 내용이 담긴다. 가장 민감한 부분은 분양가상한제 적용 기준이다. 현행 시행령 61조 2항은 정비사업 아파트의 경우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신청하는 아파트부터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한다”고 명시했다. 개정안은 정비사업 아파트도 일반 아파트와 마찬가지로 ‘입주자 모집공고’ 시점부터 적용받도록 바뀔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가 서울 강남 등 일부 지역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 지역을 집값 불안의 근원지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상한제 시행 후 일부 재건축 단지로 투기 수요가 쏠리는 현상이 없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경우 원베일리, 상아2차, 둔촌주공 등 관리처분계획인가 단계를 넘어선 강남권 단지도 대부분 분양가 통제를 받게 된다. 이들 단지 조합원들의 반발이 예상된다. 고준석 동국대 겸임교수는 “분양가가 주택도시보증공사(HUG) 통제를 받는 지금보다 더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수익성 악화를 우려해 재건축‧재개발 사업을 중단하는 곳이 속출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투기과열지구 ‘핀셋’ 적용 가능성

분양가상한제 적용 범위도 변경될 전망이다. 2007년처럼 전국 단위가 아닌 개발 호재로 집값 급등 우려가 높은 지역에서만 상한제를 시행할 것으로 보인다. 전국 단위로 시행할 경우 비급등 지역에서 재건축 아파트 수급 불안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복수의 정부, 정치권 관계자들에 따르면 분양가상한제 적용 범위를 ‘투기과열지구’로 한정하는 내용이 시행령에 추가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추가 대책의 표적이 서울 강남 등 재과열 지역이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시행령 제61조의 적용 요건도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현행법에는 먼저 3개월간 해당 지역 주택가격 상승률이 해당 지역이 포함된 시·도 물가 상승률의 2배를 넘어야 한다. 여기에 △최근 1년 분양가 상승률이 물가 상승률의 2배 초과 △최근 3개월 주택매매량이 전년동기대비 20% 이상 증가 △직전 2개월 월평균 청약 경쟁률이 5대 1 초과 또는 국민주택규모 주택 청약경쟁률이 10대 1 초과라는 세 가지 기준 중 하나를 충족해야 한다. 까다로운 기준 때문에 2014년 말 이후 지금까지 민간택지 아파트에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된 사례는 없었다. 이번 개정안은 물가 상승률 대비 분양가 상승률의 배수를 1∼1.5배 수준으로 낮추고 ‘과열’ 지표로서 주택 거래량과 청약 경쟁률 기준을 크게 하향 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10월부터 시행하나

이번 개정안의 시행 시기도 관심 사항이다. 정부가 12일 개정안 발표와 함께 입법 예고를 하면 40일 간의 예고 기간과 법제처 심사, 규제심사,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이르면 10월께 공포될 수 있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이 한 달 전부터 분양가상한제 시행을 공언한 만큼, 조속히 시행해야 정책 효과를 거둘 수 있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때문에 가능한 빠른 시일 내에 시행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대해 주택업계에선 “6개월 이상 시행을 유예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어 의견 반영 여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주택업계 관계자는 “주택공급 급감으로 인한 시장 불안정과 건설업계 침체 등을 방지하기 위해 6개월의 시행 유보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로또’ 아파트 양산 방지를 위한 전매제한 기간 확대, 다주택자에 대한 대출 제한 강화 등도 분양가상한제 시행 방안과 함께 나올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시행령 개정을 통해 분양가, 집값 안정 효과를 충분히 거둘 수 있도록 설계했다"고 말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