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터뷰

김언식 DSD삼호 회장


▷구민기 기자
디벨로퍼로서의 경력이 40년 정도 되신 거죠? 4만 가구 규모의 아파트를 공급하셨는데 감회가 어떠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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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언식 회장
즐기면서 하다 보니 지금까지 온 것 같아요. 중간중간 고통스럽고 힘든 일도 많았지만 사업을 준비하면서 항상 소풍가기 전날의 심정으로 즐겼어요. 그러다 보니 4만 가구에 가까운 아파트를 공급하게 된 것 같습니다.

주택사업은 영화 찍는 것과 비슷해요. 감독이 시나리오를 준비하고 주연배우를 뽑고. 우리의 경우 주연배우는 시공사겠죠. 그렇게 한 편의 영화를 완성하듯이 건축, 토목, 설계, 조경, 디자인, 미술 모든 게 다 접목되거든요. 상상의 프로젝트를 완성시키는 과정은 직접 해보지 않으면 몰라요.

▷구민기 기자
굉장히 위험한 일이기도 하잖아요.

▶김언식 회장
유일하게 사업에 실패했던 곳은 일산 식사동입니다. 사업 실패라기보단 재정적으로 손실을 봤다고 해야 할 수 있는데요. 10년에 걸쳐 분양을 했으니까요. 하지만 작품으로서는 성공이라고 생각해요. 다만 당시의 수요를 제대로 못 읽어서 대형 면적대 위주로, 고급화 위주로 승부한 것이 잘못이었죠. 사업을 하지 못하고 아까웠던 프로젝트를 놓친 건 광교 호수 있죠? 그 옆에 수원시와 컨벤션 프로젝트를 참여해서 진행하다가 특혜 시비가 불거져서 사업을 못 하게 됐어요. 아름다운 아파트가 될 수 있었는데 그걸 하지 못한 게 돈을 떠나서 너무 가슴에 남아요. 지금도 그쪽으로 안 지나다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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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벨로퍼들도 자신이 정말 하고 싶은 프로젝트들이 있어요. 이번에 분양하는 프로젝트도 있는데요. 저는 LH 땅을 사서 사업하질 않았습니다. 대부분 LH의 땅을 사서 사업을 했지만 저는 그걸 거부했어요. 재미가 없잖아요. 그건 디벨로퍼가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아무 것도 없는 전답이나 임야를 집중적으로 개발해서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드는 게 하고 싶은 일이에요. 그래서 도시개발에 집중했고요. 보통 10년 정도씩 걸리죠. 식사동의 경우 2002년 시작해서 2010년에 완성됐고, 김포 풍무는 2004년에 시작해서 2018년에 완성됐죠. 1998년 부지 매입을 해서 내년 분양하는 곳도 있어요. 진정한 디벨로퍼는 이렇게 오랫동안 공을 들여 만들어나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구민기 기자
디벨로퍼로서 갖고 있는 신념이나 철학이 있다면요?

▶김언식 회장
고객이 내게 지불한 가치보다 더 나은 가치를 돌려주는 것이죠. 사업 철학입니다. 그게 안 되면 내 소임을 못 한 것입니다. 두 번째는 상가분양을 거의 안 해요. 1990년에 주상복합 상가를 분양했다가 그 상가를 20년에 걸쳐서 다 샀어요. 활성화가 안 돼서요. 상가분양이란 한두 명 좋고 10명은 눈물 나는 일이 많아요. 상가분양은 없는 사람들 눈물 흘리게 할 일이 많아요.

▷구민기 기자
주로 수도권에 공급을 많이 하셨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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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언식 회장
차츰 저희도 도심 재건축이나 재개발쪽으로 주력을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봐요. 앞으로 10년 뒤엔 수도권 외곽, 적정 범위를 벗어난 도시개발사업은 그렇게 쉽지 않을 겁니다.

▷구민기 기자
적정 범위라면….

▶김언식 회장
도시에서 30분 이상 벗어나는 지역이죠. 특별한 이슈가 없는 한 좋지 않죠. 이슈라면 전형적인 숲세권이나 역세권 같은 것이겠죠. 기업이 있다든지요. 콤팩트시티와 스마트시티가 활성화되면서 도심 회귀가 일어나는 게 세계적인 현상이니까요.

▷구민기 기자
앞으로 사업을 하실 분들에게 조언을 한다면요?
[집코노미TV] "부자되는 비법은요…" 아파트로 2000억 번 회장님의 조언

▶김언식 회장
돈 버는 수단으로서가 아니라 이 사업 자체를 좋아하고 즐겨야 합니다. 땅을 사랑해야 하고요. 사업의 성공은 다른 게 아닙니다. 훌륭한 사람들과 그 일을 즐기는 사람들이 모이면 성공 확률이 높아지는 거 아닌가요? 그렇지 않아요?

▷구민기 기자
조경에 신경을 많이 쓰신다고 들었어요.

▶김언식 회장
산을 대리만족할 수 있는 게 조경입니다. 산에 못 가니까요. 아파트 단지에서 산 같은 삼림욕을 하면서 위안을 얻을 수 있는 게 나무예요. 그렇게 울창한 나무를 심을 수 있다면 좋겠죠. 숲처럼 꾸민 곳도 있고요. 조경이 잘 된 곳은 고층보다 중저층이 더 비싸요. 나무와 하늘을 같이 볼 수 있으니까요.

▷구민기 기자
듣기로는 한국 1호 프로볼링 선수라고 하던데요.

▶김언식 회장
1기 프로볼러입니다. 당시 유명했던 분들과 함께 했고요. 프로 공인 필라컵에서 초대 퍼펙트를 쳤습니다. 그래서 기록으로 인정됐던 거죠. 볼링도 스트라이크 치는 것보다 스페어를 잘 잡아야 점수가 좋은데요. 개발도 마찬가지입니다. 마무리를 잘 해야 해요. 광고 열심히 해놓고 마무리 제대로 못 해서 무너지는 분들도 많아요. 끝까지 고객에 대한 신뢰도 유지해야 해요. 가장 중요한 게 믿음이에요. 고객이 우릴 신뢰한다면 어딜 가서든 돈 한 푼 없이 사업할 수 있어요.

▷구민기 기자
디벨로퍼로서의 40년 동안의 노하우와 경험을 많이 말씀해주셨는데 나와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기획 집코노미TV 총괄 조성근 건설부동산부장
진행 구민기 기자 촬영 한성구 인턴PD 편집 조민경 인턴PD
제작 한국경제신문·한경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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