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민간택지에서 짓는 아파트에 대해 분양가 상한제 적용을 시사한 가운데 주변 시세에 버금가는 분양가로 아파트를 분양받을 처지에 놓인 10년 공공임대주택 주민들이 분양가 상한제 적용을 요구하며 나섰다.

전국LH중소형10년공공임대아파트연합회는 지난 13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10년 공공임대 무주주택 서민들도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해달라’며 집회를 열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 8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서 민간택지에서도 분양가 상한제를 시행하겠다고 하자, 분양전환을 목적으로 한 10년 공공임대주택에도 이 같은 제도를 적용해 달라는 요구다.

10년 공공임대아파트는 자산과 소득이 일정 기준 이하인 저소득층, 신혼부부 등이 저렴한 전·월세로 거주하고 10년 뒤 우선적으로 분양받을 수 있는 주택이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는 2009년 경기 성남 판교 일대를 시작으로 10년간 전국에서 10만9850가구를 10년 공공임대아파트로 공급했다. 2019~2021년에도 3만2000여 가구가 추가로 입주를 앞두고 있다.

LH는 10년 공공임대주택의 주변 시세를 반영한 감정평가액을 기준으로 분양가를 책정하고 있다. 10년 전 입주자와 체결한 계약서에 ‘분양전환 가격은 전환 시기 감정평가 금액으로 산정한다’는 내용에 근거해 감정평가액 이하로 분양전환 가격을 정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10년 동안 주변 주택가격이 상승한 만큼 분양전환 가격도 비례해 늘어나는 구조다.

가장 먼저 분양전환 시기를 맞이한 10년 공공임대 단지는 성남판교 판교원마을12, 산운마을11·12, 봇들마을3 등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이 단지들이 입주한 2009년 판교 아파트의 3.3㎡당 평균 가격은 1601만원이지만 올해 들어선 3300만원을 넘어섰다.

연합회 관계자는 “주변 전용 59㎡ 아파트 가격은 7억원 선인데 취약계층 비율이 30%가 넘는 입주민이 부담하기엔 무리한 금액”이라며 “공공분양, 민간택지뿐만 아니라 10년 공공임대주택에도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부동산가격이 많이 오르면서 LH가 공공임대아파트 분양전환을 통해 지나치게 높은 폭리를 취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또 다른 연합회 관계자는 “공공분양도 부동산 투기를 차단한다는 이유로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하면서 10년 공공임대에선 10년간 시세 차익을 LH가 모두 가져가게 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현재 국회에는 10년 공공임대의 분양전환 가격에 5년 공공임대 또는 분양가상한제 방식을 적용하라는 내용이 담긴 법안이 제출된 상황이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애초 공공임대주택 공급 취지가 무주택서민의 주거안정인 만큼 이에 맞는 해결책 모색이 필요하다”며 “분양가격을 조정하는 대신 전매제한 등을 하는 방안을 도입해볼 만 하다”고 말했다.

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