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한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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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집값이 급등하자 경기 분당, 하남 등 준서울지역의 집값도 따라 오르기 시작했다. 지난주 과천과 광명 아파트값이 급등한 데 이어 이번주에는 분당 하남 집값이 상승 대열에 동참했다. 곽창석 도시와공간 대표는 “강남 재건축아파트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자 준서울 지역으로 투자수요가 몰리는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분당·하남도 급등

분당의 가격 상승 조짐이 보인 건 지난 5월부터다. 11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현동 시범삼성 아파트 전용면적 84㎡가 지난 5월 18일 10억1500만원에 거래돼 신고가를 기록했다. 현재 호가는 9억8000만~10억5000만원에 형성돼 있다. 인근 I 공인 관계자는 “서울 아파트가 본격적으로 올랐던 5월부터 매수문의가 급히 늘기 시작했다”며 “급매물이 바로 소화되면서 거래가격이 껑충 뛰었다”고 말했다.

지난 4일에는 정자동 한솔마을 LG아파트 전용 134㎡가 9억5000만원에 거래되면서 작년 상승기 때의 가격을 넘어섰다. 이 아파트는 작년 9월 9억3000만원에 거래됐다가 지난 5월 초 8억원에 거래된 바 있다. 이후 호가가 점점 상승하면서 지난달 8억7800만원에 거래된 데 이어 이번달 9억5000만원을 기록했다.

이매동 이매촌 성지 전용 101㎡도 최고가를 기록했다. 이 아파트는 지난 6월 12일 11억9000만원에 손바뀜됐다.직전 최고가는 작년 9월에 기록한 11억8000만원이다. 인근 K 공인 관계자는 “분당 아파트들은 서울아파트 가격에 후행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하남시도 비슷한 상황이다. 미사강변 골든센트로 전용 74㎡가 지난달 8일 6억4000만원에 거래됐다. 올해 초 호가가 5억원대 중반까지 내려간 바 있다. 현재는 6억8000만~7억2000만원까지 호가한다. 인근 M 공인 관계자는 “서울 집값이 오른다는 보도가 이어지자 하남에서도 매수세가 불어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아파트 밀집지역으로 상승세 확산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분당 아파트의 주간매매가격은 지난 5월까지만 해도 -0.11%~-0.21% 사이를 오가며 하락하다가 6월달 -0.03%~-0.08%로 하락폭이 줄어들었다. 그러다 7월 첫째주 0.02%로 상승전환했다. 이어 이번주 0.19% 상승했다.

하남은 5월 셋째주 -0.34%에서 하락폭이 꾸준히 감소해 6월 셋째주 -0.1%, 넷째주, -0.03%를 기록했고 7월 첫째주 0.01%를 기록했다. 이번주에는 0.38% 뛰면서 경기지역 최고 상승률을 나타냈다.

안명숙 우리은행 WM자문센터 부동산투자지원센터장은 “GTX와 서울지하철이 연결이 되는 분당과 하남은 서울 집값이 뛰면 후속으로 같이 뛰는 경향이 있다”며 “대출규제가 워낙 강하다보니 전세가율이 높은 준서울 지역에 대한 투자자의 선호도가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분양가 상한제 도입이 기정사실화되면서 이들 지역 집값이 더욱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분당 삼평동 S 공인 관계자는 “재건축 아파트의 불확실성이 높아진 만큼 정비사업과 관계없는 판교나 분당 아파트에 투자하려는 이들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수석연구원은 “단기 투자수익 극대화를 위해 분당 등 서울 인근지역으로 몰리는 풍선효과가 생길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구민기 기자 ko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