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분양 1호' 과천주공1단지, 분양가 4000만원 가능성
주택보증공사(HUG)의 분양가 규제 강화 이후 첫 후분양에 나서는 경기 ‘과천 퍼스트 푸르지오 써밋’(과천주공1단지 재건축·조감도)이 이르면 내달 분양에 들어간다. 분양가는 4000만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26일 과천주공1단지재건축조합 관계자는 “이르면 7월, 늦어도 8월에는 분양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렇게 되면 작년 HUG가 분양가 심사 기준을 강화한 이후 최초로 후분양을 진행하는 단지가 될 전망이다. 이 단지는 HUG나 정부의 분양가 규제를 피해 자율적으로 분양가를 정할 수 있는 조건을 다 갖췄다.

주택 공급에 관한 규칙에 따르면 전체 동의 골조 공사를 3분의 2 이상 한 경우 2개 시공사의 시공 연대보증을 끌어온다면 HUG의 분양보증을 받지 않고 분양할 수 있다. HUG의 분양보증을 받지 않으면 분양가를 자유롭게 책정할 수 있다. 과천주공1단지는 2020년 4월 준공 예정이고, 현재 전체 동의 골조 공사를 3분의 2 이상 마무리했다. 시공을 맡은 대우건설이 시공 연대보증을 하기로 했다. 나머지 한 곳은 물색 중이다.

분양 승인을 해주는 과천시가 분양가 인하를 요구하면서 승인 절차를 지연시킬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지만 과천시는 무리한 요구를 하지 않겠다는 계획이다. 과천시 관계자는 “시공사 연대보증 조건만 충족한다면 제도적으로 분양가를 규제할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과천 퍼스트 푸르지오 써밋의 분양가는 3.3㎡당 4000만원 안팎이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인근 중개업소에 따르면 과천주공1단지와 바로 접해 있는 ‘래미안에코펠리스’ 시세는 전용면적 84㎡ 기준으로 3.3㎡당 3630만~4090만원이다. ‘래미안슈르’의 3.3㎡당 매매가는 3330만~3630만원이다. 한 정비업계 관계자는 “그나마 시세 비교가 가능한 단지들이 모두 입주 10년을 넘었다”며 “과천 퍼스트 푸르지오가 들어서면 당연히 더 높게 가격이 형성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과천주공1단지가 4000만원 가까이 분양가를 책정하면 후분양을 선택하는 단지가 늘어날 전망이다. 과천주공1단지는 2017년 선분양을 추진하면서 HUG에 3.3㎡당 3313만원의 분양가를 제시했지만 거부당했다.

최황수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과천주공1단지가 후분양으로 얻는 이득은 금융비용 등 후분양을 통해 치를 수밖에 없는 기회비용을 웃돌고도 남는다”며 “강남을 비롯한 다른 지역의 재건축 조합들이 대거 후분양을 선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구민기 기자 ko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