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물 묶어두기 위한 가계약 위험
계약 의사가 있을 경우만 활용해야

"매수인, 공인중개사에 직접 입금하면 위험"
"매도인도 가계약금 함부로 받았다가 2배 물어줄 수도"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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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상황과 조건에 딱 맞는 집을 구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러다보니 마음에 드는 집을 보았지만 다른 곳과 비교해 보고 싶을 때, 집주인과 당장 연락이 안될 때 등 상황에서 공인중개사는 급한데로 ‘가계약’을 하자고 합니다. 시간이 지체될 경우 이 방은 다른 사람과 계약이 될 수 있으니 미리 ‘찜’을 하자는 것입니다.

부동산 임대차에서는 가계약, 가계약금 등의 용어가 많이 나옵니다. 가계약의 가(假)는 ‘거짓, 가짜, 임시’ 등의 뜻을 포함합니다. 보통 부동산 계약에서 많이 등장하는 용어입니다. 하지만 계약은 계약이지 가계약, (본)계약과 무슨 차이가 있는지 혼동이 있을 수 있습니다. 가계약, 어디까지 진짜 계약과 닮아 있을까요? 다른 점은 무엇일까요?

☞A씨는 신축빌라를 봤는데 5일 후 등기가 나온다고 합니다. 부동산에서는 그 사이에 집이 계약될 것 같으니 가계약금을 걸자고 하십니다. 집주인과 통화를 하니 가계약금을 부동산에서 받아 놓으라고 했다고 합니다. 공인중개사는 만약 전세자금 대출이 안될 시에 돌려준다고는 합니다. A씨는 아직 등기도 안돼 집주인 계좌번호로 입금하는 것도 불안한데, 공인중개사에게 맡기라고 하니 문제는 생기지 않을까 걱정됩니다.

☞ B씨는 마음에 드는 집을 보았는데 괜찮은 집이라 빨리 나간다고 해서 가계약을 하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가계약금 보내는 계좌와 등기부등본 집주인의 명의가 달랐습니다. 확인해보니 공인중개사가 거래가 많다 보니 본인이 돈을 받고 집주인에게 전달해준다는 식으로 말합니다. B씨는 이런 일이 흔한 경우인지 궁금합니다. 설마 가계약금 50만원 때문에 공인중개사가 사기를 칠까하는 마음도 있지만, 마음이 개운치 않은 건 사실입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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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법률방]

부동산 법률방의 박진석 변호사입니다. '가계약금'은 정확한 법률용어는 아닙니다. 하지만 물건의 매매에 대한 정식 계약서를 작성하기 전에 거래를 보류하는 용도로 계약금의 일부로 지급하는 금원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가계약금의 법적인 효력과 성질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가계약금의 법적 성질과 효과

가계약의 목적과 유형이 매우 다양합니다. '가계약금'의 법적 성질과 효과를 한마디로 설명하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우리 법원의 판례에서는 매매계약에서 '가계약금'이 '계약금'(민법 제565조)으로 인정되기 위해서는 매매의 목적물, 그 대금, 지급 시기 등 본질적인 사항에 대해 쌍방 당사자의 합의가 이루어져 있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적어도 매매 대상 물건이 특정되어 있어야 하고, 그 대금 가격과 지급 시기는 구두 상으로라도 정한 상태에서 가계약금을 지급하여야 합니다.

그렇지 않은 상태에서 가계약금을 지급하였다면 매매계약의 성립과 무관하게 돈만 지급한 것이 됩니다. 계약이 체결되지 않은 경우에는 그 돈만 반환하면 충분하고, 만약 반환을 하지 않을 경우에는 그 돈만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민법 제741조 부당이득반환청구).

박진석 법무법인 심평 변호사

박진석 법무법인 심평 변호사

◆계약의 해제와 가계약금의 반환

매매 대상이 특정되어 있고 매매 대금의 금액 및 지급 시기를 정한 경우라면, 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은 채 '가계약금'만 지급한 경우라도 매매계약은 성립합니다. 이 경우 정식 계약금(대개 보통 매매대금의 10%)의 일부를 지급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 법원의 판례는 '가계약금(계약금의 일부)'의 지급만으로는 계약금 및 민법 제565조의 해약금(계약을 해제하기 위해서는 교부자는 이를 포기하고, 수령자는 그 배액을 상환하여야 함)으로서의 효력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나와 있습니다. 정식 계약금 전부를 지급한 후에 해제할 수 있다는 입장입니다.

다시말해 '가계약금'만 지급된 상황에서는 매도인과 매수인 모두 계약을 해제할 수 없습니다. 매수인이 해제하려면 나머지 정식 계약금 전부를 지급한 후에 포기해야 합니다. 매도인이라면 정식 계약금 전부의 2배를 반환해야 합니다.

◆'가계약금' 지급 시 유의사항

따라서 단순히 매물을 묶어두기 위해서 부동산의 구체적인 사양과 상태를 확인하기도 전에 '가계약금'을 지급하는 것은 위험합니다. 더구나 매도인이 아닌 공인중개사 계좌로 지급하는 것은 결코 해서는 안 될 행동입니다. 급박한 사정으로 가계약금 지급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 상대방에게 양해를 구하고, 대화를 녹음해 둘 것을 권해 드립니다.

매도인 입장에서도 무턱대고 '가계약금'을 받았다가는 향후 지급받은 돈보다 훨씬 많은 정식 계약금의 2배를 반환해야 할 문제가 생길 수도 있습니다. '가계약금'을 함부로 받지 않겠다는 뜻을 공인중개사에게 분명히 밝히고 이를 녹음해 두는 것이 좋겠습니다.

답변= 박진석 법무법인 심평 변호사(피터팬의 좋은 방 구하기 자문역)
정리=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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