公共공사의 덫
건설 전문가들은 적자 수주가 부실 공사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적자 규모를 줄이기 위해 무리하게 공사기간을 단축하려는 시도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적자 줄이려고 공기단축 몰아치기…건설안전 '빨간불'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971명이 업무 중 사고로 숨졌다. 이 가운데 절반(485명)이 건설업 종사자다. 2013년 12월 부산 북항대교와 남항대교를 잇는 접속도로 공사 현장에서 건설 노동자 네 명이 사망했다. 20m 높이 철골구조물이 무너지면서 추락사했다. 당시 전국건설노동조합은 “2014년 4월 개통에 맞추려고 야간작업을 많이 했다”며 “공사비 절감을 위한 공기 단축이 사고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2009년 대한건설협회 조사에 따르면 최저가낙찰제를 적용한 공사 현장은 일반 현장보다 산업재해 비율이 14배 높았다. 고용부 관계자는 “지난해 업무상 사고로 숨진 485명 중 35%는 공사비 3억원 미만 현장에서 발생했다”며 “중소 규모 현장에선 안전시설과 장비가 부족한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낮은 공사비가 부실시공으로 이어진 사례도 있다. 2011년 경북 봉화~울진 국도 36호선 확장공사 현장에서 터널 붕괴로 사상자 여섯 명이 발생했다. 부산지방국도관리청이 발주한 이 공사의 낙찰률은 71.3%에 그쳤다.

건설업체들은 낮은 공사비 탓에 안전관리 등에 투입할 사업비가 부족하다고 입을 모았다. 경기지역 A건설업체 대표는 “공사비가 부족해 공기를 맞추기도 어렵다 보니 안전 관리에 소홀하다”고 말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관계자는 “건설현장에서 발생하는 안전사고는 결국 사업비 문제”라며 “부족한 공사비를 보전하기 위해 업체들이 공사를 서두르다 보니 사고가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양길성 기자 vertig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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