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터뷰

'50대 사건으로 보는 돈의 역사' 저자 홍춘욱 박사


▶조성근 부장
홍춘욱 박사님이 쓰신 50대 사건으로 보는 돈의 역사가 지금 베스트셀러 1등인가?

▶최진석 기자
예스24에서 2등인데 1등을 다투고 있어요. 홍 박사님, 돈의 역사, 역사적인 사건들을 통해서 경제위기가 어떻게 왔고, 또 어떻게 극복됐는지, 금융 시스템의 붕괴와 재건 과정을 다양하게 보셨잖아요. 역사는 미래의 거울이라고 하는데...

▷홍춘욱 박사
미래를 전망하는 데 있어서 일종의 시나리오를 제공해주는 거죠. 과거의 일을 갖고요.
[집코노미TV] 1997년형 경제위기 가능성과 부동산투자

▶최진석 기자
그런 걸 보면 최근 국내 경제 상황은 어떤가요? 많은 전문가들이 환율과 주가 때문에 이러다 경제위기가 다시 오는 것 아니냐고도 말을 하는데요.

▷홍춘욱 박사
그걸 좀 구분해서 봐야할 것 같아요. 국가부도, 즉 1997년처럼 외환보유고가 고갈되면서 나라가 외환시장에 대한 통제권을 잃어서 구제금융을 받고 살아난 상황이 하나 있고요. 또 하나는 2008년처럼 불황은 왔는데 경제조건은 지키고 금융위기까지 연결은 안 된 경우가 있겠죠.

▶최진석 기자
성격이 다르죠. 1997년엔 내부적으로도 문제가 있었고, 2008년엔 외부적인 충격이 컸죠.
[집코노미TV] 1997년형 경제위기 가능성과 부동산투자

▷홍춘욱 박사
제가 봤을 땐 만약 불황이 온다고 하면 2008년처럼 외부충격에 의한 불황이 나타날 수 있다고 볼 수 있고요. 왜 그러냐면 국내 경제에서 문제가 생긴다는 대표적인 경우들이 기업의 연쇄도산이나 가계나 기업부채의 연체율이 급격히 상승한다든가, 대규모 기업집단의 파산이 있어야 하거든요. 하지만 지금은 그런 징후까지는 보이지 않습니다. 2011~2014년에 오히려 그런 게 걱정되는 경향이 있었지 최근엔 기업이나 가계부채의 심각한 연체까지는 보이지 않습니다. 그런 걸 고려해보면 내부보다는 외부충격이 오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걸 대비해야 한다, 이렇게 볼 수 있겠고요.

그렇다면 외부충격은 무엇인가. 미중 무역분쟁이죠. 예컨대 화웨이에 대해서 미국이 제재를 가하는데 한국도 동참하라고 한다면요. 국내 수출에서 대중 수출이 27%가량인데 그 중에서도 40~50%가 전자제품 부품입니다. 그것만 계산하더라도 전체 수출의 12~13%가 대중국형 반도체를 비롯한 부품인데요. 물론 그 중에서 얼마나 화웨이로 가고 있는지 우리가 알 수는 없지만 상당수일 텐데, 이런 것들에 대한 충격이 올 수 있잖아요. 실제로도 반도체 제품의 가격이 하락하고 수출이 둔화되고 있는 문제들을 조금 더 키울 수 있겠죠. 다만 그게 위기, 연쇄적 위기로 가느냐, 국가부도로 가겠느냐고 한다면 가능성은 낮습니다. 그걸 구분해서 보자고 얘기하고 싶습니다.

▶최진석 기자
최근이 많이 얘기 나오는 게 가계부채가 역대급이라고 하는데요. 이게 문제가 되면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다고요.

▷홍춘욱 박사
동의합니다. 국내총생산(GDP)의 100%까지 근접하니까요. 국제결제은행(BIS) 기준으로 보면 96% 정도거든요. BIS의 가계부채통계를 살펴보면 국내 가계부채가 최근 많이 늘어난 건 분명한 사실입니다. 다만 전체 GDP 대비 국가부채, 즉 기업과 가계, 정부의 총부채는 200% 초반 정도로 주요국 가운데 낮은 편입니다.
[집코노미TV] 1997년형 경제위기 가능성과 부동산투자

왜 그런가, 우리는 그 이유를 알죠. 2015년을 고비로 해서 정부의 부채가 계속 줄고 있습니다. 정부의 총부채는 늘죠 당연히. 그러나 GDP, 명목 GDP 대비 정부의 부채는 줄고 있습니다. 재정 흑자가 나니까요. 그러면서 2015년부터 성장률이 둔화되기 시작했습니다. 여기 비해 나라가 재정을 쓰진 않았습니다. 그럼 어떻게 되나요? 한국은행이 어쩔 수 없이 총대를 맸죠. 기준금리를 한때 연 1.25%까지 내리니까 가계가 돈을 쓰면서 부동산 경기를 부양했죠. 그래서 가계부채가 증가했지만 경제 전체의 부채비율은 굉장히 안정적이죠. 더 나가서 정부의 부채비율은 굉장히 낮아졌고요. 기업의 부채는 더 낮고요. 최근엔 사실 가계가 저축하는 게 아니라 기업이 저축하고 가계가 쓴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몇몇 대기업들을 중심으로 여유자금이 넘치고 있습니다.

그래서 1997년형 위기를 얘기하는 것에 대해선 그건 아닌 것 같습니다. 다만 가계부채가 급격히 늘어난 상황에서 예컨대 자산가치가 급격히 하락한다거나, 아니면 금리가 급등한다거나. 세 번째는 2008년처럼 수출이 급감하면서 기업들이 어려워진다면 위기가 올 수 있겠죠. 그러나 그 세 가지 모두 아직은, 위험이 다가오고 있다고 경고하시는 분들은 있지만 지표로 체감하기엔 조금 어려운 상황이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집코노미TV] 1997년형 경제위기 가능성과 부동산투자

▶최진석 기자
그런 일은 없겠지만 당장 내일 경제위기가 온다면, 이걸 우려하는 분들이 반드시 해야할 것 세 가지, 그리고 하지 말아야 할 것 세 가지는 어떤 게 있을까요?

▷홍춘욱 박사
그 분들이 어떤 분들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경제위기를 얘기한다면 1997년형 위기를 말하는 거겠죠. 그렇다면 첫째는 현금 유동성 확보입니다. 현금의 모든 것의 왕입니다. 1997년 외환위기 당시 국내 시장금리가 연 25%까지 올라갔던 거 기억하실 겁니다. 그리고 국내 주력 수출 기업의 주가가 사상 최저치였거든요. 당장 삼성전자만 해도 2만원대에서 증자했던 거 기억나실 겁니다. 그런 일들이 벌어지기 때문에 현금이 왕이 됩니다.

두 번째로 그 현금 중에서도 달러 자산입니다. 왜 그러냐면 환율이 급등하니까요. 위기가 온다면 외국인들은 국내에서 엑시트(Exit), 도망가려고 하니까 외환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기 때문에 유동성 중에서도 달러, 외화 유동성을 갖고 계신 분이 승자가 됩니다.

세 번째는 금이겠죠. 왜냐면 전세계적 위기라면 금값은 빠질 수 있겠습니다만 한국만 조정을 받는다면 금도 상당히 좋은 대체자산이 될 수 있습니다. 환율 급등하는 만큼 국제 시세에 따라 금값도 오르는 특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예컨대 사회질서까지 어지러워지는 상황이 온다면 사실 금만큼 휴대하기 좋고 환금성 높은 자산이 없다는 측면이 있고요.

그리고 하면 안 되는 것들 중에 첫 번째는 부채를 지면 안 됩니다. 이자율이 오르니까요. 이자부담이 계속 커질 수밖에 없는데 빚을 내서 뭘 한다는 건 굉장히 위험합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위험한 게 외화대출입니다. 2008년 엔화자금대출 기억나시나요?

▶최진석 기자
그때 어떻게 됐죠?
[집코노미TV] 1997년형 경제위기 가능성과 부동산투자

▷홍춘욱 박사
상당히 많은 의사들이 진료장비들을 일본에서 수입하면서 엔화가 약세니까 엔화로 대출받아서 사셨거든요. 일본 제품을 사는 것이었으니까요. 그런데 환율이 급등하면서 엔화로 대출받은 분들이 얼마나 고생했을지요. 그때 100엔에 1400원~1500원까지 갔습니다. 종전엔 700원대였고요. 두 배 정도 올랐죠. 너무나 큰 부담이죠. 그래서 부채를 많이 지는 게 위험합니다. 그 중에서도 외화부채요.

그 다음은 내구재입니다. 유동성이 중요하다고 했는데 큰 돈이 묶이는 건…. 내구재는 흔히 말하는 게 집이나 자동차 같은 것들이죠. 불황에 가장 많이 빠지는 게 중고차값과 집값이죠. 이 자산들이 문제가 되는 게 현찰로 사시는 분들이 드물고 부채를 통해서 사는 것이니까요.

급박한 위기가 눈 앞에 왔다, 이런 위기를 주장하시는 분들께 물어보면 결국 공통적으로 나올 답이 아마 부동산 사면 망한다, 이 말을 하고 싶어서 이 같은 극단적 전제를 둔 게 아닌가 생각됩니다.

▶조성근 부장
지난해 10월 집코노미TV를 시작하고 급격히 성장 중인데 홍 박사님이 결정적 기여를 해주셨습니다. 집코노미TV 동영상 중에 조회수가 1위입니다.

▷홍춘욱 박사
저도 다 봤습니다(하하).

▶조성근 부장
이번 편은 조회수 100만건을….
[집코노미TV] 1997년형 경제위기 가능성과 부동산투자

▶최진석 기자
책을 한 달 만에 20쇄를 찍으셨으니 집코노미TV 영상은 기본 20만건은 나와야겠네요. 돈의 역사 책과 함께 가는 거죠.

▷홍춘욱 박사
제 책만 50쇄, 100쇄로 달리는 게 아니라 집코노미TV 시청자수도 50만, 100만을 향해 같이 갔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기획 집코노미TV 총괄 조성근 건설부동산부장
진행 최진석 기자 촬영 김인별 인턴기자
편집 김인별·이시은·한성구 인턴기자
제작 한국경제신문·한경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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