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평균 경쟁률 최고 80 대 1
"올해도 지속"
대구·대전·광주광역시 부동산시장이 강한 체력을 과시하고 있다. 급상승장이 지난 뒤에도 꾸준히 상승 흐름을 유지하거나 강한 하방경직성을 보이고 있다.

김신조 내외주건 대표는 “80%에 육박하는 아파트 비중, 주택의 급격한 노후화, 가구 수 증가 등 3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청약시장이 특히 강세를 보이고 있다”며 “광역시가 각자의 주거 여건에 따라 다른 길을 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구 대전 광주의 부동산시장이 강세를 보이면서 이들 지역의 지난해 아파트 청약경쟁률이 서울을 뛰어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 수성구 범어동 아파트 단지.  /한경DB

대구 대전 광주의 부동산시장이 강세를 보이면서 이들 지역의 지난해 아파트 청약경쟁률이 서울을 뛰어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 수성구 범어동 아파트 단지. /한경DB

서울보다 더 뜨거운 대·대·광 청약 열기

19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대구 대전 광주 등 세 개 광역시의 지난해 아파트 청약경쟁률은 서울을 뛰어넘었다. 지난해 서울에서 분양한 아파트 단지의 1순위 평균 청약경쟁률은 30.3 대 1을 기록했다. 대전 청약경쟁률은 78.6 대 1에 달했다. 대구는 44.6 대 1, 광주는 33.8 대 1을 나타냈다.

올해 들어서 이달까지 서울의 평균 청약경쟁률은 15.0 대 1로 작년 대비 안정됐다. 대구 대전 광주에서 나온 17개 단지(6439가구) 1순위엔 26만575명이 청약했다. 대구 ‘빌리브 스카이’가 1순위에서 평균 135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대전 아이파크 시티 1·2단지’ 1순위에는 10만 명이 넘는 청약자가 몰렸다. 광주에서 공급된 ‘남구 반도유보라’는 1순위에서 51.2 대 1의 평균 경쟁률로 마감됐다.

집값 상승세도 이어지고 있다. 전국 대부분 지역 아파트 가격이 떨어지고 있지만 대구 대전 광주 지역은 오름세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최근 1년(2018년 4월~2019년 4월) 광주 아파트는 5.26% 올랐다. 대전은 2.73%, 대구는 1.97% 상승했다. 올해(1~4월) 들어서도 대구(상승률 0.4%) 광주(0.6%) 대전(0.7%) 등의 주택가격은 견조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서울 아파트값이 9·13 대책 여파 등으로 같은 기간 0.1% 하락한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대구·대전·광주 '청약 광풍' 이유…(1)아파트 많고 (2)노후화 (3)가구수 증가

집값 상승 동력은 노후 아파트

통계청에 따르면 전체 주택에서 아파트가 차지하는 비중이 대구 대전 광주에서 유난히 높다. 광주(78%) 대전(73%) 대구(71%) 등이 모두 70%를 웃돈다. 광주는 80%에 육박하고 있다. 이는 전국 평균이나 수도권보다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2017년 말 기준 전국 전체 주택 중 아파트가 차지하는 비중은 61%다. 서울은 58%, 인천은 62% 수준이다. 내외주건 주거문화연구소는 30여 년 전부터 지방 광역시에 인구 집중과 더불어 급격한 도시화가 이뤄지면서 아파트 공급이 집중됐다고 분석했다.

노후도도 높다. 대전과 광주에서 지은 지 20년 이상 된 노후 아파트 비중은 50%를 넘어섰다. 대구 노후 아파트 비중(47%)도 50%에 다가서고 있다. 대전 대덕구 노후도는 83%에 달한다. 김세원 내외주건 개발마케팅 상무는 “아파트가 낡음에 따라 부족한 주차장, 층간소음, 냉난방 효율 저하 등 다양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며 “일상생활의 불편함과 각종 비용이 증가하자 문제점을 한번에 해결할 수 있는 새 아파트로 실수요자가 대거 이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구·대전·광주 '청약 광풍' 이유…(1)아파트 많고 (2)노후화 (3)가구수 증가

세대 분화 따라 가구 수도 증가

가구 수 증가가 부동산가격 상승의 주요 원인이란 분석도 나온다. 이들 지역의 전체 인구는 감소하고 있지만 가구 수는 증가하고 있다. 대구에선 인구(작년 말 기준)가 2013년 대비 3만9819명 줄었지만 가구 수는 6만1001가구 증가했다. 광주에선 같은 기간 인구는 1만3574명 줄고, 가구 수는 3만9508가구 늘었다. 대전에선 인구가 4만2875명 줄었는데 가구 수는 4만88가구 증가했다. 내외주건 주거문화연구소는 성인 자녀 독립, 결혼, 이혼에 따른 분가 등으로 세대 분화가 빠른 속도로 진행되면서 주택 수요가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 상무는 “지방 모델하우스엔 자녀 집을 구하거나, 집을 자녀에게 주고 역세권 소형 주택으로 이사하려는 이들이 많이 찾는다”고 전했다.

지방 광역시의 주택 수요는 늘고 있지만 아파트 공급은 부족하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해 대구에는 전년(1만8437가구)보다 30% 이상 줄어든 1만2262가구가 공급됐다. 광주 공급 물량도 같은 기간 9319가구에서 5590가구로 40% 감소했다. 대전 공급 물량은 6000가구 수준으로 비슷했다.

올해도 대구 대전 광주의 청약 열기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분양 예정 물량이 도심 등 인기 주거지역에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곽창석 도시와공간 대표는 “새 아파트 계약자의 70~80%는 원래 아파트에 살던 사람”이라며 “익숙한 주거 양식에서 계속 머물고 싶어 하는 이들이 많아 아파트의 인기는 지속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윤아영 기자 youngmone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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