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오피스 '위워크'에 2조2000억원 투자
과감한 베팅…시장 장악 위해 적자도 감수
손정의 소프트뱅크 그룹 회장. 사진=EPA

손정의 소프트뱅크 그룹 회장. 사진=EPA

한국 유통업체 쿠팡에 1조원 이상을 투자해 투자업계 ‘큰 손’ 이라 불리는 손정의(孫正義·손 마사요시) 소프트뱅크 회장이 공유 오피스 업체 ‘위워크(Wework)’에 다시 20억 달러(약 2조3500억원)를 투자해 눈길을 끌고 있다. 약 14조원이 태어난 지 9년 된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에 들어간 셈이다. 적자 폭이 늘었지만 투자했다. 위워크는 지난해 19억달러(약 2조2000억원)의 적자를 냈다. 건설업계에서는 “위워크가 손 회장의 대규모 투자를 받아 유통 시장을 장악한 쿠팡처럼 한국 오피스 임대 시장을 장악하는 것 아니냐”고 긴장하고 있다.

◆위워크 3년도 안돼 15개 점포

17일 위워크에 따르면 한국에 출점한 위워크는 총 15개다. 2016년 서울 종로에 처음 문을 연 뒤 가장 최근에는 부산 서면점에 15번째 점포를 출점하는 등 빠르게 성장했다. KT경제경영연구소는 “2017년 600억원 규모였던 국내 공유오피스 시장은 연평균 63% 커져 2022년 7700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위워크는 2020년 3월까지 20개 지점, 총 2만6000명의 회원을 수용한다는 계획이다.

부동산업계는 위워크의 빠른 성장에 긴장하고 있다. 오피스 시장의 공실률이 수년 간 10% 이상으로 상승하면서 공실률을 획기적으로 줄여주는 ‘위워크’를 찾는 건물주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위워크는 사무실을 임대해주고 월 이용료를 받는다는 점에서 다른 부동산 임대업과 차이가 없다. 그러나 보증금 없이 월 이용료만 내면 된다는 점,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여러 입주회사와 교류할 수 있는 것이 기존의 임대업과 다르다. 회의실, 라운지, 휴식공간 등 부대시설도 고급화하는 추세다. 스타트업 등 10인 이하 업체들이 늘어나면서 위워크 이용자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 이용자들은 ‘네트워크 구축’을 가장 큰 장점으로 봤다. 최근 3개월 간 위워크를 이용한 박모씨(30)는 “위워크에 입주한 사원들과 친목도모를 하면서 인맥을 넓히고 협력업체를 구하는 기회가 됐다”고 했다.
서울 종로타워에 들어선 위워크. 한경DB

서울 종로타워에 들어선 위워크. 한경DB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위워크의 기업가치는 420억 달러(약 47조6000억원)에 이른다. 우버(약 85조6800억원)에 이어 기업가치가 두번째로 큰 미국 스타트업이 됐다.
이호현 KT경제경연연구위원은 “밀레니얼 세대를 중심으로 10인이하 스타트업 및 1인기업이 증가하면서 저비용 오피스 이용하려는 니즈가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손정의, “위워크 단순한 임대업아니다”

손 회장이 비전펀드 자금줄인 중동 투자자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20억달러(2조3500억원) 투자를 결정한 데에는 위워크가 ‘미래 플랫폼 사업’이라는 점이 가장 크게 작용했다. “위워크는 단순한 임대 사업자가 아니라 새로운 기술을 통해 커뮤니티를 만드는 플랫폼 기업”이라는 것이다.

손 회장의 과감한 투자는 쿠팡에 대한 배팅과도 맞닿아있다. 손 의장은 지난 11월 쿠팡에 3년만에 2조 2500억원의 자금을 새롭게 수혈했다.

위워크와 쿠팡은 시장을 장악하기 위해 매년 막대한 적자를 감수하고 있다. 위워크는 지난해 19억달러(약 2조2000억원)의 적자를 냈다. 쿠팡도 지난해 1215억원의 적자를 냈다.

하지만 매출액은 빠르게 증가했다. 위워크는 2017년 8억8600만달러(1조534억원)에서 18억달러(2조1400억원)로 급증했고, 쿠팡의 매출액은 지난해 2조 6846억원에서 올해 4조 4227억원으로 증가했다.

건설업에 종사하는 관계자는 “손 회장은 위워크가 오피스 임대 시장을 잠식해 막대한 임대 수입을 올릴 수 있다는 점을 내다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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