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 분배 놓고 서로 '으르렁'
국토부도 강제 조정권한 없어
중앙정부가 나서 ‘광역버스 준공영제’ 등을 마련해 버스 총파업을 막았지만 수도권 버스정책을 둘러싼 지방자치단체 간갈등은 해결하지 못했다. 요금 인상, 환승제도 등을 두고 지자체 간 이해관계가 복잡해서다.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는 강제 조정 권한이 없어 컨트롤타워 역할을 못 하고 있다. 언제든지 갈등이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요금 인상·환승제도 놓고 지자체 갈등 여전

노선버스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광역버스와 일반시내버스다. 광역버스는 두 곳 이상의 행정구역을 오간다. 서울에서 흔히 보이는 ‘빨간 버스’다. 일반시내버스는 주로 행정구역 안에서 운행된다. 지선·간선·마을버스 등이 포함된다. 노선·요금·면허권 등 광역·일반시내버스의 인허가권은 해당 버스회사가 있는 지자체가 갖고 있다.

이 중 광역버스 인허가권은 중앙정부로 이전될 예정이다. 국토부는 15일 광역버스 인허가권을 2020년까지 국토부 산하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로 이전하겠다고 밝혔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행정 경계를 오가는 광역교통은 여러 지자체가 관련돼 중앙정부가 갈등 조정을 해야 한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반면 일반시내버스 인허가권은 여전히 지자체에 있다. 그러나 수도권에선 행정구역 경계를 오가는 일반시내버스가 오히려 광역버스보다 더 많다.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 서울~경기, 서울~인천을 오가는 버스 노선은 총 515개다. 이 중 일반시내버스 노선은 261개로 광역버스(254개)보다 오히려 많다. 서울시의 일반시내버스 노선 332개 중 64개는 경기도를 오간다. 광역버스(10개)의 여섯 배나 된다. 서울 경기 인천은 2009년 ‘수도권 통합요금제’를 도입한 뒤 일반시내버스 환승제도로 인한 수익 분배를 두고 갈등을 겪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광역버스 문제처럼 지자체 간 갈등이 다시 불거질 것으로 보고 있다. 유정훈 아주대 교통시스템학과 교수는 “일반시내버스를 각 지역 특성에 맞게 운영하기 위해 법적 권한을 지자체에 위임한 것은 법 취지에 맞다”면서도 “서울 경기 인천처럼 지자체 간 이해관계가 첨예한 곳은 중앙정부가 중재하거나 직권으로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양길성 기자 vertig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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