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분양시장 인기-非인기지역 양극화 심화될 듯
올해 1~4월 전국의 아파트값은 0.4% 하락했고, 서울(-0.6%), 경기(-0.4%) 등 수도권도 하향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분양시장의 청약경쟁률은 지난해 14.8 대 1에서 올해 1~4월 평균 15.5 대 1로 높아져 매매시장과 분양시장이 다르게 움직이는 듯하다. 일각에서는 로또분양과 사전무순위 분양 열기가 뜨겁다고 하고, 한편에서는 서울도 미분양 안전지대가 아니라고 하는 상황이다. 올해 분양시장 어떻게 봐야 할까?

청약경쟁률은 아파트 투자심리를 보여주는 바로미터다. 또한 아파트 가격과 청약경쟁률은 상호 밀접하게 움직인다. 청약예정자들은 분양받을 아파트의 분양가격이 입주 시점인 2~3년 이후에 얼마가 될지 예측해서 청약을 결정한다. 아파트 가격이 하락세일 때는 미래가격도 보수적으로 예상해 청약경쟁률이 낮아지고, 상승세라면 입주 시점의 아파트값에 대한 기대도 커져 청약경쟁률이 높아진다. 분양가격이 미래 예상가격보다 지나치게 높게 책정되면 청약경쟁률은 낮아지고 미분양까지 발생한다.

반면 분양물량은 공급시장을 보여주는 주요 지표다. 분양시장이 침체돼도 건설회사는 즉각적으로 분양을 미루거나 분양가격 조정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공급과잉, 미분양 등이 발생한다. 아파트를 분양하기 위해서는 사전에 토지매입, 각종 인허가 절차, 재원조달 등 여러 단계를 거치게 되는데 건축법상 건축허가를 받고 2년 이내 공사에 착수하지 않으면 건축허가가 취소되고, 준비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 등을 감안하면 청약 일정을 조정하기 쉽지 않다. 반대로 분양시장이 호황이어도 사전에 준비되지 않았다면 분양물량을 늘릴 수도 없다.

과거 아파트 분양시장을 살펴보면 2012년 이후 아파트 가격이 회복되면서 청약경쟁률도 점차 높아져 2015년 전국 아파트값이 연간 6.3% 상승했을 때 청약경쟁률도 11 대 1을 기록했다. 아파트 일반 분양물량도 전국 38만1000가구에 달했다. 또 전국 아파트 상승률이 9.3%에 달했던 지난해에는 청약경쟁률도 14.8 대 1까지 높아졌다. 하지만 분양물량은 오히려 16만5000가구로 감소했다. 서울도 지난해 매매가격이 19.2% 상승하면서 청약경쟁률은 평균 30.1 대 1까지 높아졌지만, 일반 분양물량은 2만5146가구로 전년(4만4065가구)의 57% 수준에 그쳤다.

올해는 왜 아파트 가격은 하락하는 데 청약경쟁률은 높아졌을까. 분양시장의 또 다른 변수는 주택공급 정책이다. 정부와 지자체는 주택공급 기준, 분양가격, 각종 인허가권 등 주택공급에 있어서 중요한 권한을 가진다. 작년 9·13 부동산대책에서도 분양권·입주권 소유자를 유주택자로 간주하도록 하고, 추첨제 공급 시 무주택자에게 우선 공급하도록 하는 등 청약제도를 변경했다. 청약제도에 따라 지역, 단지별 청약경쟁률도 달라질 수밖에 없다.

올해 분양시장은 여전히 높은 청약경쟁률을 보이고 있지만 서울과 주요 광역시 등은 경쟁률이 낮아지는 추세다. 특히 부산, 충북, 제주는 평균 경쟁률이 1 대 1에도 미치지 못했고, 서울에서도 미분양이 발생했다. 당분간 아파트 시장은 가격조정 국면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므로 분양시장도 청약경쟁률은 더욱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인기지역에 대한 쏠림현상과 비인기, 고분양가 아파트에 대한 외면이 극명하게 엇갈릴 것으로 전망된다.

김혜현 < 알투코리아 투자자문 이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