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3대책 후 실거래 2만여건

서울 1.7%, 전국 0.8% 하락
일부 지역은 오르기도
정부가 지난해 내놓은 ‘9·13 주택시장 안정대책’ 이후 서울 아파트값이 평균 1.7% 하락하는 데 그쳤다. 서울에서 상대적으로 낙폭이 컸던 강동구 일대.  /한경DB

정부가 지난해 내놓은 ‘9·13 주택시장 안정대책’ 이후 서울 아파트값이 평균 1.7% 하락하는 데 그쳤다. 서울에서 상대적으로 낙폭이 컸던 강동구 일대. /한경DB

지난해 ‘9·13 주택시장 안정대책’ 이후 실거래가 기준으로 서울 아파트값이 평균 1.7% 떨어지는 데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분기와 지난해 4분기 모두 실거래 내역이 있는 단지 2만1438건을 전수조사한 결과다. 작년 상승폭 대비 낙폭이 미미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나마 가격이 많이 떨어진 건 강남권에 있는 9억원 초과 고가 아파트인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 아파트값 오를 땐 '껑충' 내릴 땐 '찔끔'

서울 도심·외곽지역 하락폭 ‘미미’

6일 한국경제신문이 부동산 투자 자문업체 알투코리아의 도움을 받아 올해 1분기와 지난해 4분기 모두 실거래 내역이 있는 단지 2만1438곳을 전수조사했다. 그 결과 올해 1분기 전국 평균 실거래가격은 전 분기 대비 0.8% 떨어지는 데 그쳤다. 지역별로는 울산(-2.4%), 강원(-1.9%) 서울(-1.7%) 순으로 하락폭이 컸다.

서울에선 강남지역의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강동구 하락률이 -5.1%로 가장 컸다. 이어 송파(-4.6%), 강남(-4.0%), 서초(-3.6) 순이다. 서울 평균 하락률(-1.7%)을 크게 웃돈다.

개별 단지를 보면 강동구 길동 ‘삼익파크맨션’(전용면적 62㎡)의 지난해 4분기 거래가격은 5억9000만원이었으나 올해 1분기엔 4억원에 거래돼 가장 많이 떨어졌다. 지난해 4분기 평균 16억7000만원에 거래된 강남구 청담동 ‘청담자이’(전용 49㎡)는 올 1분기 평균 13억3000만원에 거래돼 20.4% 하락했다.

재건축 단지도 대부분 떨어졌다. 같은 기간 개포동 ‘개포주공4단지’(전용 41㎡)는 19.4%, 방이동 ‘올림픽선수기자촌1단지’(전용 100㎡)는 13.8% 각각 하락했다. 대치동 ‘은마아파트’(전용 76㎡)도 11.1% 떨어졌다. 김혜현 알투코리아 이사는 “정부 규제가 강남권 고가 아파트와 재건축 대상 아파트에 집중되면서 하락세가 컸다”고 설명했다. 다만 가격이 오른 단지도 일부 있었다. 삼성동 ‘아이파크’(전용 145㎡)는 올해 1분기 평균 36억원에 거래돼 전 분기(28억2000만원) 대비 27.4% 상승했다.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등 서울 도심의 ‘옐로칩’ 지역에선 희비가 엇갈렸다. 마포(-2.2%), 성동(-2.1%) 등은 하락했으나 용산은 2.1% 올랐다. 도원동 ‘삼성래미안’(전용 59㎡)이 22.8% 오르며 상승을 주도했다. 이 단지의 분기별 평균 거래금액은 지난해 4분기 6억5500만원에서 올해 1분기 8억500만원으로 올랐다. 이촌동 ‘북한강성원’(전용 59㎡) 평균 실거래가도 같은 기간 8억3000만원에서 9억9000만원으로 19.3% 상승했다. 서울 외곽지역의 변동 폭은 상대적으로 작았다. 도봉(0.2%), 구로(0.5%) 등은 오히려 올랐다. 강북(-0.3%), 금천(-1.0%), 관악(-0.4%) 등은 약보합세를 보였다.

5억원 이하 아파트값 거의 제자리

가격대별로는 거래금액 3억원 이하, 3억~5억원 이하 아파트는 1분기에 각각 0.7% 떨어지는 데 그쳤다. 5억~9억원은 1.7% 하락했다. 중산층이나 서민들이 피부로 느낄 만한 가격 하락세로 이어지지는 않은 셈이다. 반면 9억~12억원, 12억원 초과 단지는 각각 5.3%와 5.4% 급락했다.

광진구 자양동 ‘더샵스타시티’(전용 139㎡)는 지난해 10월 16억5000만원에 거래됐으나 1분기에는 12억5000만원, 13억5000만원에 손바뀜했다. 용산구 서빙고동 ‘신동아’(전용 166㎡)는 지난해 4분기 25억7000만~28억5000만원에 거래됐으나 올해 1분기 들어서는 21억~22억5000만원에 매매됐다.

올 1분기 거래된 아파트 7만7311건의 전국 평균 거래가격은 2억3686만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4분기 2억6815만원에 비해 3129만원 낮아졌다. 서울도 지난해 4분기 6억4000만원에서 올 1분기 6억1000만원으로 떨어졌다. 경기도 같은 기간 3억1000만원에서 2억8000만원으로 3000만원 낮아졌다. 김 이사는 “중소형 실수요자 위주로 시장이 재편되면서 전반적인 거래금액이 낮아졌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작년 집값 상승분에 비하면 정부 규제로 인한 서울의 집값 하락폭은 아직 미미한 수준이라고 평가한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해 8% 올랐다. 당시 강남지역은 10% 가까이 급등하며 상승세를 주도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집값을 잡겠다는 정부 의지가 확고한 만큼 부동산 시장의 상황 변화에 따라 추가 규제책을 내놓을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양길성 기자 vertigo@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