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논현동 건설회관에서 26일 열린 ‘제2회 한경 집코노미 부동산 콘서트’에 500여 명의 방청객이 몰렸다. 콘서트장을 가득 메운 참가자들이 자료를 보며 강연을 듣고 있다. 강연에 나선 전문가들은 올해 서울 집값에 대해 ‘8% 상승’ ‘8% 하락’ ‘2% 하락’ 등 다양한 전망을 내놨다.
26일 서울 논현동 건설회관에서 열린 ‘제2회 한경 집코노미 부동산 콘서트’에는 500여 명의 방청객이 몰렸다. 내 집 마련과 투자를 고민하는 이들이 국내 최고 부동산 전문가 4인의 강연을 듣기 위해 찾았다. 강연자들은 올해 서울 집값에 대해 ‘8% 상승’ ‘8% 하락’ ‘2% 하락’ 등 다양한 전망을 내놨다. 최고 전문가들의 다양한 전망과 근거를 한자리에서 비교할 수 있는 자리였다.방청객 500여명 ‘북적’이날 강연엔 이른바 ‘빅데이터 트로이카’가 떴다. 이상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위원과 채상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위원, 조영광 대우건설 연구원이다. 정확한 통계와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부동산시장을 수치화하는 ‘전문가 중의 전문가’다. 복잡한 세법을 명쾌하게 해설하는 원종훈 국민은행 세무팀장도 나섰다.반응은 뜨거웠다. 주부 윤숙희 씨(62)는 맨 앞줄에 앉기 위해 아침 일찍 대전에서 올라왔다. 그는 “서울로 이사와 살 집을 알아보기 전에 집코노미 콘서트부터 찾았다”고 말했다. 서울 신월동에 거주 중인 한 신혼부부는 “전세로 살다 보니 집값이 오를 때 상대적 박탈감이 컸다”며 “언제 내 집 마련을 해야 할지 몰라서 시기를 결정하기 위해 왔다”고 했다.여의도에서 중개업소를 운영 중인 박모씨(52)는 “평소 채상욱 연구위원의 전망을 관심 있게 보고 있다”며 “지인의 추천으로 왔는데 전문가들의 다양한 시각을 엿볼 수 있어 만족스럽다”고 웃었다. 반포동에 사는 김모씨(74)는 “세법이 너무 복잡해 알기 어려웠는데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줘 깜짝 놀랐다”며 “당장 투자할 생각이 없더라도 미리 공부해둬야 한다고 판단해 참석했다”고 말했다.미묘하게 엇갈린 집값 전망첫 강연자로 연단에 오른 이상우 연구위원은 무주택자들은 올해 서울 분양시장을 적극 공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연구위원은 “예년에 비해 분양이 활발한 가운데 비교적 선호도 높은 단지의 분양이 하반기로 갈수록 늘어난다”며 “저가점자는 상반기에 전략적으로 청약해야 당첨 확률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청량리에서 분양한 단지의 청약 경쟁률과 당첨자 가점이 저조했던 건 이 같은 대기 수요 영향이라는 게 그의 분석이다.그는 올해 강남을 중심으로 집값이 약세를 보이는 건 증여거래가 증가한 영향이라고 진단했다. 이 연구위원은 “최근 한국감정원 통계에서 강남 지역의 가격 반등이 확인되고 있다”며 “상위 10%의 소득이 가장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어 이들이 선호할 만한 집값은 더욱 오를 것”이라고 했다. 올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8%가량 상승할 것이란 게 그의 예상이다. 다만 서울 안에서도 입주가 몰리는 일부 지역은 약세를 보일 것으로 봤다.채상욱 연구위원은 정반대 전망을 했다. 그는 올해 서울 집값이 8%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동안의 상승 공식이 완전히 깨졌다고 보는 까닭이다. 채 연구위원은 “지난해 4분기부터 집값이 꺾인 건 전세 보증금 승계매매 등 투자 수요가 급감했기 때문”이라며 “9·13 대책에서 신규 임대사업자 혜택이 줄어든 것도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전용면적 85㎡를 초과하거나 공시가격 6억원을 넘는 주택은 임대등록을 하더라도 실익이 없기 때문에 투자 수요 감소로 가격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게 그의 분석이다.다만 전반적인 하락장 가운데서도 저가 소형 아파트의 가격은 더욱 오를 것으로 봤다. 채 연구위원은 “전용 85㎡ 이하이면서 공시가격 6억원 이하인 단지는 여전히 투자 매력이 있다”며 “특히 서울 출퇴근 비중이 높은 수도권 도시에서 이 기준에 맞는 아파트 가격이 드라마틱하게 바뀔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토크쇼·세법 해설도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시장을 예측하는 조영광 연구원은 토크쇼 형식으로 주택시장을 진단했다. 그는 서울 집값이 올해 평균적으로 2% 정도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연초 ‘헬리오시티’ 영향을 받은 송파구의 경우 매매가격 하락폭이 3% 정도였다”며 “앞으로 3년 동안 국지적 입주가 몰리는 지역이라 하더라도 하락폭이 3%를 벗어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헬리오시티 학습효과 때문에 집주인들이 급매로 내놓으려고 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그는 “입주가 많은 지역의 시세가 3% 안팎 하락한다면 실수요자 입장에선 내 집 마련을 고민해볼 만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원종훈 팀장은 “일시적 1가구 2주택을 활용해 비과세 효과를 극대화할 때는 자신의 주택 수를 정확히 아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주거용 오피스텔, 시골 농가주택 등을 주택 수 계산에 넣지 않아 1주택 비과세를 받기는커녕 3주택 중과세를 당하는 이들이 심심찮게 나오고 있다. 그는 또 고가 1주택자의 경우 올해가 적정 매도 시점이라는 견해도 밝혔다. 그는 “9억원 이상 고가주택은 내년 이후 매도할 때부터 장기보유특별공제에 2년 거주 요건이 생긴다”며 “비거주 고가주택의 절세 효과를 극대화하려면 올해 안에 매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전형진/안혜원 기자 withmold@hankyung.com
"집코노미 콘서트를 들으려고 대전에서 올라왔어요." "부동산 공부를 하는 중인데 집코노미 콘서트가 큰 도움이 될 것 같았어요. 오늘 회사에는 반차를 내고 왔습니다."26일 서울 논현동 건설회관에서 열린 '제2회 한경 집코노미 부동산콘서트'에 500여 명의 인파가 몰렸다. 올해 들어 줄곧 하락하던 집값이 서울 집값으로 반등하는 기미를 보이자 내 집 마련과 투자를 고민하는 이들이 오전부터 긴 줄을 서서 기다렸다. 콘서트가 시작하기 두 시간 전인 오전 11시부터 강연장 좌석 앞줄이 다 찼다. ◆"저평가된 아파트 어디있나요" 질문 쇄도이날 강연엔 이른바 '빅데이터 트로이카'가 떴다. 이상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위원과 채상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위원, 조영광 대우건설 연구원이다. 정확한 통계와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부동산시장을 수치화하는 '전문가들의 전문가'다. 복잡한 세법을 명쾌하게 해설하는 원종훈 KB국민은행 세무팀장도 나섰다.반응은 뜨거웠다. 사람들은 강연자들의 말을 하나라도 놓칠새라 집중했다. 반포동에서 온 김철수 씨(74·가명)는 강의 내용을 노트에 빼곡이 정리했다. 그는 "실제 부동산 투자에 도움이 되는 실용적인 내용으로 구성돼 있다"며 "세법이 너무 복잡해 정확히 알기가 어려웠는데 이해가 쉽도록 설명해 줘 너무 만족스럽다"고 말했다.강의를 듣고 강연자들에게 적극적으로 질문도 한 주부 윤숙희 씨(62·여)는 맨 앞줄에 앉기 위해 아침 일찍 대전에서 출발했다. 그는 "최근 대전에서 서울로 이사를 결정했다"며 "서울에서 집을 알아보니 너무 비싸 고민하던 중 집코노미 콘서트에서 아직 저평가된 아파트를 찍어준다고 해서 강의를 들으러 왔다"고 했다.내 집 마련을 위해 회사에 오후 반차를 내고 일찍 퇴근해 콘서트를 방문한 경우도 있었다. 회사원 이은비(35·여) 씨는 전세계약 만기가 돌아오기에 앞서 부동산 공부를 하고 있다. 부동산 기사를 보다가 집코노미 콘서트가 열린다는 것을 알고 신청서를 냈다. 그는 "2년 전 전세로 들어간 집의 가격이 많이 오른 것을 보고 전세 기간이 끝나면 매매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작년 콘서트 내용을 기사로 읽어보니 유익한 내용이 많아 올해 2회가 열리길 기다렸다"고 말했다. ◆미묘하게 엇갈린 집값 전망첫 강연자로 연단에 오른 이 연구위원은 무주택자들이 올해 서울 분양시장을 적극 공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연구위원은 "예년에 비해 분양 물량이 많은 와중에 비교적 선호도 높은 단지들은 하반기로 갈수록 늘어난다"며 "저가점자들은 상반기 중에 전략적으로 청약해야 당첨 확률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청량리에서 분양한 단지의 청약 경쟁률과 당첨자 가점이 저조했던 건 이 같은 대기 수요 영향이라는 게 그의 분석이다. 그는 올해 강남을 중심으로 집값이 약세를 보이는 건 하락장을 기다린 증여거래가 증가한 영향이라고 진단했다. 이 연구위원은 "최근 한국감정원 통계에선 강남 지역의 가격 반등이 확인되고 있다"며 "가구 소득이 빠르게 증가하는 와중에 10분위의 소득이 가장 가파르게 오르고 있어 이들이 선호할 만한 집값은 더욱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8%가량 오를 것이란 게 그의 예상이다. 다만 서울 안에서도 입주가 몰리는 일부 지역들은 약세를 점쳤다. 채상욱 연구위원의 전망은 정반대다. 그는 올해 서울 집값이 8% 하락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의 상승 공식이 완전히 깨진 까닭이다. 채 연구위원은 "지난해 4분기부터 집값이 꺾인 건 보증금승계매매 등 투자수요가 급감했기 때문"이라며 "9·13 대책에서 신규 임대사업자 혜택이 줄어든 게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전용면적 85㎡를 초과하거나 공시가격 6억원을 넘는 주택은 임대등록을 하더라도 실익이 없기 때문에 수요 감소로 가격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게 그의 분석이다.다만 전반적인 하락장 가운데서도 저가 소형 아파트의 가격은 더욱 오를 것으로 봤다. 채 연구위원은 "전용 85㎡ 이하이면서 공시가격 6억원 이하인 단지는 여전히 투자 매력이 강하다"면서 "특히 서울 출퇴근 비중이 높은 수도권 도시에서 이 기준에 맞는 아파트의 경우 가격이 드라마틱하게 바뀔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토크쇼·세법 해설도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시장을 예측하는 조영광 연구원은 토크쇼 형식으로 주택시장을 진단했다. 그는 "연초 '헬리오시티' 영향을 받았던 송파구의 경우 매매가격 충격이 3% 정도였다"며 "앞으로 3년 동안의 서울 입주물량을 보면 국지적 입주가 몰리는 지역이더라도 하락폭이 3%를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란 의미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앞으로 입주가 많은 지역의 시세가 3% 안팎 하락한다면 내 집 마련을 고민해 볼 만한 시점일 것"이라고 강조했다.원종훈 팀장은 실무를 중심으로 세법은 명쾌하게 해설해 높은 호응을 샀다. 원 팀장은 "일시적 2주택을 활용해 비과세 효과를 극대화할 떄는 자신의 주택수를 정확히 아는 게 중요하다"며 "최악의 경우 1주택 비과세가 아닌 3주택 중과세로 계산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고가 1주택자의 경우 올해가 적정 매도 시점이라는 견해도 밝혔다. 그는 "9억원 이상 고가주택은 내년 이후 매도할 때부턴 장기보유특별공제에 2년 거주 요건이 생긴다"며 "비거주 고가주택의 절세 효과를 극대화하려면 올해 안에 매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전형진/안혜원 기자 withmold@hankyung.com
9·13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서울 아파트값이 실거래가 기준으로 1.7% 떨어지는 데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올해 1분기와 지난해 4분기 모두 실거래 내역이 있는 단지 2만1438건을 전수조사한 결과다.작년 상승폭 대비 낙폭이 미미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나마 가격이 많은 떨어진 건 강남권 소재 9억원 초과 고가 아파트인 것으로 조사됐다.◆강남4구 하락 주도26일 집코노미가 부동산투자자문업체 알투코리아의 도움을 받아 올해 1분기와 지난해 4분기 모두 실거래 내역이 있는 단지 2만1438건을 전수조사한 결과, 올해 1분기 전국 아파트 평균 거래값은 전 분기 평균 가격 대비 0.8% 하락하는 데 그쳤다. 지역별로는 울산(-2.4%), 강원(-1.9%) 서울(-1.7%) 순으로 하락폭이 컸다. 서울에서는 강남4구 아파트값이 크게 떨어졌다. 강동구 하락률이 -5.1%로 가장 컸다. 이어 송파(-4.6%), 강남(-4.0%), 서초(-3.6) 순이었다. 서울 평균 하락률(-1.7%)을 크게 웃돈다.개별단지를 보면 강남4구 가운데 강동구 길동 ‘삼익파크맨션(전용면적62㎡)’이 5억9000만원에서 4억원으로 가장 많이 떨어졌다. 지난해 4분기 평균 16억7000만원에 거래된 강남구 청담동 ‘청담자이(전용49㎡)’는 올 1분기 평균 13억3000만원에 거래돼 20.4% 하락했다.재건축 단지도 대부분 떨어졌다. 개포동 ‘개포주공4단지’ 전용41㎡(-19.4%), 방이동 ‘올림픽선수기자촌1단지’ 전용100㎡(-13.8%), 대치동 ‘은마’ 전용76㎡(-11.1%) 등이다.가격이 오른 단지도 일부 있었다. 오금동 ‘대림(전용125㎡)’ 평균 거래금액은 9억원에서 11억5000만원으로 27.8% 급등했다. 삼성동 ‘아아파크(전용145㎡)’는 올해 1분기 평균 36억원에 거래돼 전 분기(28억2000만원) 대비 27.4% 상승했다. 김혜현 알투코리아 이사는 “정부 규제가 강남권 고가 아파트와 재건축 대상 아파트에 집중되면서 강남4구를 중심으로 하락세가 컸다”고 설명했다.‘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등 옐로칩 지역에선 희비가 엇갈렸다. 마포(-2.2%), 성동(-2.1%) 등은 하락했으나 용산은 2.1% 올랐다. 도원동 ‘삼성래미안(전용59㎡)’이 22.8% 오르며 상승을 주도했다. 이 단지의 분기별 평균 거래금액은 지난해 4분기 6억5500만원에서 올해 1분기 8억500만원으로 올랐다. 이촌동 ‘북한강성원(전용59㎡)’ 평균 실거래가도 같은 기간 8억3000만원에서 9억9000만원으로 19.3% 상승했다.수도권 외곽지역의 변동폭은 상대적으로 적었다. 도봉(0.2%) 구로(0.5%) 등은 오히려 올랐다. 강북(-0.3%), 금천(-1.0%), 관악(-0.4%) 등은 약보합세를 보였다.◆9억 초과 하락폭 커가격대를 살펴보면 9억원 초과 고가 아파트의 하락폭이 컸다. 거래금액 3억원 이하, 3억~5억원 이하 아파트는 1분기에 각각 0.7% 떨어지는 데 그쳤다. 5억~9억원은 1.7% 하락했다. 반면9억~12억원, 12억원 초과 단지는 각각 5.3%와 5.4% 급락했다. 광진구 자양동 ‘더샵스타시티(전용139㎡)’는 지난해 10월 16억5000만원에 거래됐으나 1분기에는 12억5000만원, 13억5000만원에 손바뀜했다. 용산구 서빙고동 ‘신동아(전용166㎡)’는 지난해 4분기 25억7000만~28억5000만원에 거래됐으나 올해 1분기 들어서는 21억~22억5000만원에 매매됐다.올 1분기 거래된 아파트 7만7311건의 전국 평균 거래가격은 2억3686만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4분기 2억6815만원에 비해 3129만원 낮아졌다. 서울도 지난해 4분기 6억4000만원에서 올 1분기 6억1000만원으로 떨어졌다. 경기도 역시 같은 기간 3억1000만원에서 2억8000만원으로 3000만원 낮아졌다. 김혜현 이사는 “중소형 실수요자 위주로 시장이 재편되면서 전반적인 거래금액이 낮아졌다”고 분석했다.다만 서울 강남구 평균 매매가는 지난해 4분기 15억2000만원에서 1분기 16억3000만원으로 1억원 올랐다. 송파구도 같은 기간 8억9000만원에서 10억5000만원으로 거래금액이 높아졌다.양길성 기자 vertig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