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구정3구역 등 '불만'

국토부·서울시 "적용 예외없어"
업계 "동의서 내도 연장 불확실"
"40년 전 지정 아파트지구도 재건축 일몰제 적용하다니…"

서울시가 사업 진척이 더딘 재개발·재건축 구역을 대상으로 내년 3월부터 정비구역에서 해제하는 ‘일몰제’ 적용에 나서면서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특히 서울 강남구 압구정 현대아파트(사진), 서초구 신반포 2·4·25차, 여의도 광장아파트 등 1976년 ‘아파트지구’로 지정된 곳이 직격탄을 맞게 됐다. 서울시가 도시 및 주거환경 정비법에 따라 이들 아파트지구까지 일괄적으로 일몰제 대상에 포함해 사업 추진이 불확실해진 탓이다.

15일 서울시에 따르면 아파트지구로 지정된 재건축 정비사업지 13구역이 내년 3월 정비구역 일몰제를 적용받을 예정이다. 강남구 압구정특별계획구역3구역, 서초구 신반포 2·4·25차, 여의도 광장아파트 등 강남 3구를 비롯한 서울 시내 주요 재건축 단지가 포함됐다.

정비구역 일몰제는 일정 기간 사업 진척이 없는 정비구역에 대해 시·도지사가 직권으로 구역을 해제하는 제도다. 정비구역 지정 후 2년 이내 추진위원회를 구성하지 못하거나 추진위 승인 이후 2년 이내 조합설립 인가 신청이 이뤄지지 않을 때 적용한다. 정비구역에서 해제되면 강화된 안전진단 기준을 적용받는 등 사실상 사업을 다시 추진하기 어려워진다.

서울시는 2012년 1월 31일 이전에 정비계획을 수립한 38개 정비구역을 일몰제 대상으로 선정했다. 그러나 서울시가 도시 및 주거환경 정비법 제20조에 따라 1970년대 아파트지구에 수립된 아파트지구 개발기본계획을 정비계획으로 간주하면서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예컨대 압구정3구역은 지난해 9월 재건축 추진위를 구성했다. 서울시는 2016년 압구정 일대의 관리방안을 기존 개발기본계획(정비계획)에서 지구단위계획으로 전환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지구단위계획 확정 고시가 이뤄지지 않아 사업 진행이 지연되고 있다. 그러다 추진위 승인 6개월 만에 일몰제 적용 대상에 오르게 됐다. 압구정3구역 추진위 관계자는 “1976년 개발계획 발표 이후 지자체장이 5년마다 정비계획을 수립해야 한다는 규정이 지켜지지 않고 있다”며 “지구단위계획에 대해선 3년 동안 서울시와 협의해왔으나 계획 고시가 지연되고 있어 주민 갈등, 분열이 조장되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국토교통부와 서울시는 일몰제 적용에 “예외는 있을 수 없다”고 못을 박았다. 국토부 관계자는 “일몰제는 사업 지체에 따른 주민 갈등, 사회적 비용 증가를 막자는 취지로 마련된 것”이라며 “필요하다면 토지, 건물 등 소유자 30% 이상의 동의를 얻거나 지자체에서 정비구역 존치 필요성을 인정하면 기한 연장이 가능한 만큼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정비업계에선 일몰제 적용을 피하는 과정이 순탄치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 대형 건설업체 관계자는 “동의서를 징구하는 과정이 어려울 뿐만 아니라 지자체가 100% 연장을 허용해준다는 보장이 없다”며 “최근 정비사업 인허가 실적이 저조한데 여기에 족쇄를 하나 더 거는 격”이라고 말했다.

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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