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들과 5년 전 경기도 토지 매입
'기대수익만큼 오르면 처분하자' 약속했지만…
"현물분할 원칙이지만, 형식적 경매(임의경매) 통해 정산 가능"
한경닷컴이 부동산과 관련된 각종 법률 문제를 쉽게 풀어보는 [부동산 법률방]을 시작합니다. '집'은 인간생활의 기본요소인 만큼 각종 문제들이 많이 발생합니다. 원룸 월세계약부터 아파트 매매계약, 경매, 세금·상속 등의 과정에서 발생하는 각종 분쟁이나 의문점을 전문가들과 함께 쉽게 풀어봅니다. [편집자주]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혼자 돈을 벌어서 땅이나 집과 같은 부동산을 매입하기는 어렵습니다. 좋은 부동산이라면 더욱 어렵습니다. 워낙 가격이 비싸기 때문입니다. 그러다보니 가족들과 힘을 합치기도 하고 대출의 힘을 빌리기도 합니다. 여기서 등장하는 개념이 '공동명의'입니다. 계약의 체결이나 문서상 기록을 할 때 '나 홀로'가 아니라 '둘 이상'인 겁니다.

가까이는 '부부 공동명의'가 있고 상속시에 형제들과 '공동명의'가 있습니다. 가까운 지인들과 투자를 하자며 '공동명의'가 이뤄지기도 합니다. 공동명의는 이득을 둘 이상이 나눠가질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이상적입니다. 하지만 동시에 책임이나 손해도 같이 부담해야 합니다. 이득만을 나눠가질 수 있다면 좋겠지만, 상황이 언제나 그렇지는 않습니다. 공동명의에 참여한 주체들의 상황이나 마음이 한결같기도 어렵습니다.

자영업을 하고 있는 A씨(46세)는 '동네 반장'으로 불렸습니다. 실제 반장은 아니지만, 그는 동네에 대소사가 생기면 소매를 걷어붙여가며 빠짐없이 참여했습니다. A씨 곁에는 친구들이 많았고, 동네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였습니다. 활달한 성격 탓에 저녁 술자리도 잦았습니다. 술자리 단골 안주는 정치와 경제를 넘나들었습니다.

그런데 5년 전 어느 날, 부동산 투자가 안주로 올라왔습니다. '돈이 되겠다'는 분위기에 급기야 친구들과 의기투합해서 다음날 바로 달려 갔습니다. 경기도에 소재한 땅이었습니다. 내친 김에 친구 두 명과 매매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세 명은 공동명의로 3분의 1씩 소유권이전등기까지 마쳤습니다. 당시 A씨를 비롯한 세 명은 '땅값이 기대수익만큼 오르면 무조건 처분하자'고 약속했습니다.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다행히 주변지역이 개발되면서 땅 값은 기대수익 이상으로 올랐습니다. 지난해 A씨는 땅값이 기대수익 이상으로 올랐으니 처분하자고 친구들에게 얘기했습니다. 그 즈음 공교롭게도 A씨의 사업 사정이 안좋아졌습니다. 땅을 처분해서 자금난을 해결해볼 요량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친구들은 '땅을 매도하고 싶은 생각이 전혀 없다'며 거절했습니다. 한 친구는 '땅 값이 더 오를 게 뻔히 보이는데 왜 파냐'고 고집을 부렸고 다른 친구도 맞장구를 쳤습니다.

A씨는 사정하고 나머지 친구들은 거절하는 상태가 계속됐습니다. 세 친구들은 결국 돌이킬 수 없는 사이가 됐습니다. 지금은 사이가 틀어져 동네에서 아는 척도 안하고 있습니다. 친구들이 무엇보다 소중했던 A씨는 더 이상 친구들에게 기대하는 게 없습니다. 한시라도 빨리 땅을 처분해 가족들과 직원들의 고통을 덜어줘야겠다는 마음 밖에 없습니다.

[부동산 법률방 답변]

부동산 법률방의 고준석 교수입니다. 좋은 정보를 얻어 친구들과 함께 부자가 되려다가 오히려 친구들을 잃게 됐다니 안타깝습니다. 부동산을 여러명이 공동으로 사다보면 이런 일들은 발생합니다. 친구들이 끝까지 버틴다면 A씨는 법정에 하소연하는 수 밖에 없어 보입니다.
고준석 법무대학원 겸임교수.(자료 한경DB)

고준석 법무대학원 겸임교수.(자료 한경DB)

하나의 부동산을 여러 사람이 소유하는 것을 공유라고 합니다.(민법 제262조 참조). 다시 말해 두 명 이상이 부동산에 공동으로 투자하거나, 또는 형제·자매들과 공동으로 부동산을 증여·상속을 받는 경우에도 이처럼 '공동명의'가 발생합니다. 가족간이라면 사정을 어느정도 조정이 가능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A씨의 경우처럼 여러 사람이 공동으로 부동산을 소유하게 된다면, 서로간의 의견에 차이가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이때 그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하면 분쟁이 발생합니다. 급기야 '공유물분할'로 치닫는 경우가 생깁니다.

원칙적으로 부동산을 공동으로 소유할 경우, 공유자는 언제든지 분할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부동산의 분할은 공유자 전원의 합의에 의해 이루어져야 합니다. 그러나 부동산의 분할 방법에 관해 협의가 되지 않으면, 공유자는 법원에 그 분할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법원은 부동산을 현물로 분할할 수 없거나 분할로 인해 현저히 그 가액이 감손될 염려가 있는 때에는 그 부동산에 대해 경매를 명할 수 있다고 판결했습니다. 이는 형식적 경매(임의경매)를 통해 매각대금으로 정산하는 방법입니다. (민법 제269조 참조).

공동으로 소유한 땅은 현물분할이 원칙입니다. 물론 다른 공유자의 지분을 매수하고 그 대금을 지급하는 가액배상 방법도 있습니다. 그러나 현물분할 또는 가액배상 방법에 관해 협의가 되지 않으면, 결국 경매를 통해 매각대금으로 나눠 갖게 됩니다. 이때 공유물분할을 위한 형식적 경매에 있어, 공유자(경매신청자)는 매수인의 자격이 있습니다. 다른 공유자는 우선매수권의 자격이 주어지지 않습니다.

A씨의 정확한 상황까지는 모르겠지만, 공동명의와 관련해 참고해야할 사항이 있습니다. 공동으로 소유하고 있는 부동산의 관리(이용방법)는 공유자 지분의 과반수로써 결정합니다. 하지만 보존(수리 등) 행위는 각자가 할 수 있습니다. (민법 제265조 참조). 특히 공유자는 다른 공유자의 동의 없이는 절대로 공유물을 처분하거나 변경하지 못합니다. (민법 제264조 참조).

또 하나 알아둬야 할 점이 있습니다. 집합건물의 공용부분을 비롯해 경계에 설치된 경계표, 담, 구거 등은 상린자(이웃사람)의 공유로 추정합니다. 즉 분할할 수 없다는 얘기입니다. 다만 경계표, 담, 구거 등이 상린자 일방의 단독비용으로 설치됐거나 담이 건물의 일부인 경우에는 분할할 수 있습니다.(민법 제215조, 제239조 참조)

답변=고준석 동국대학교 법무대학원 겸임교수(네이버 'Go부자')
정리=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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