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건설산업 글로벌 경쟁력이 2년 연속 추락해 7년 만에 10위 밖으로 밀려난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교통부와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은 매년 공개해오던 이 연구 결과를 올해 비공개로 전환했다가 정보공개 청구에 뒤늦게 공개해 구설에 올랐다.

한국 건설산업 경쟁력 12위로 추락…비공개 전환했다가 뒤늦게 공개
2일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이 발간한 ‘건설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평가를 통한 해외건설 빅 이슈 개발3’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건설산업의 지난해 글로벌 경쟁력은 20개 국가 가운데 12위로 나타났다. 미국이 1위에 올랐고 2위는 중국이었다. 스페인, 독일, 영국 등 유럽 국가들이 뒤를 이었다. 일본은 전년보다 1계단 상승한 7위였다.

한국의 경쟁력 순위는 2년 전인 2016년에 6위를 기록한 뒤 2017년 9위, 2018년 12위로 2년 연속 3계단씩 떨어졌다. 한국이 10위 밖으로 밀려난 것은 건기연이 조사를 시작한 2011년 이후 처음이다.

건기연은 2016년부터 작년까지 3년간 설계분야와 시공분야 모두 해외 매출이 20%대 하락하며 증가율이 떨어졌기 때문이라고 경쟁력 추락 이유를 설명했다. 작년 연평균 건설시장 성장률이 전체 20위로 최하위를 기록한 것도 순위 하락에 영향을 줬다. 보고서는 “한국이 해외 건설산업 수주에서 후발주자들의 저가 공세에 따른 가격 경쟁과 선진국들의 기술 경쟁 사이에서 이중고를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건기연과 국토부는 매년 이 분석자료를 외부에 발표해왔으나 지난해 자료는 작년 말 완성하고도 공개하지 않아 사실을 은폐하려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국토부가 2013년 한국이 종합평가 7위에 올랐을 때 직접 보도자료를 냈던 것과 대조적이다. 건기연 관계자는 “보고서 완성 후 추가 검증이 필요해 외부에 공개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