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세권·신축 아파트 조정장서 나홀로 역주행
"매수심리 회복 안 돼…공시가격 인상도 변수"
올해 들어 전용면적 59㎡의 매매가격이 최고가를 경신한 서울 용강동 ‘e편한세상마포리버파크’. 네이버거리뷰 캡처

올해 들어 전용면적 59㎡의 매매가격이 최고가를 경신한 서울 용강동 ‘e편한세상마포리버파크’. 네이버거리뷰 캡처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이 20주 연속 하락하면서 본격적인 침체 국면에 접어들었다. 그러나 곳곳에선 여전히 최고가를 새로 쓰는 단지가 속출하고 있다. 초역세권 신축 단지들에서 가격 강세가 두드러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집값 내리는데…‘나홀로 역주행’ 어디

28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지난해 11월부터 4개월 넘게 내림세다. 중장기적인 침체 국면 초입에 들어섰다는 전망도 나온다.

그러나 일부 단지들의 상황은 다르다. 오히려 최고가를 새로 쓰면서 ‘역주행’ 중이다. 역세권 신축 중소형 등의 조건을 갖춘 아파트들이다. 5호선 강동역 바로 앞에 들어선 ‘래미안강동팰리스’ 전용 84㎡는 지난달 12억3000만원에 손바뀜해 처음으로 12억원 선을 넘었다. 입주 3년차를 맞는 이 단지의 종전 최고가는 지난해 8월 기록한 11억8500만원이다.

5호선 마포역 앞에 들어선 ‘e편한세상마포리버파크’ 전용 59㎡는 지난달 11억20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8월 최고가 11억원을 2000만원가량 웃도는 수준이다. 불광동에선 ‘불광롯데캐슬’과 ‘북한산힐스테이트7차’가 예전 가격을 넘어섰다. 이들 단지의 전용 59㎡는 지난달 각각 6억8000만원과 7억100만원에 손바뀜이 이뤄지면서 최고가를 경신했다.

올 들어 하락세가 확연하던 강남에서도 역대 최고가 기록을 갈아치우는 단지들이 나오고 있다. 삼성동 ‘삼성힐스테이트1단지’ 전용 84㎡는 지난해 여름보다 1억원 오른 20억3000만원에 최근 거래를 마쳤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올해 집을 사는 사람은 거의 대부분 실수요자”라며 “직주근접 선호, 1~2인 가구 증가 등의 트렌드에 적합한 역세권 신축 중소형의 인기가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대형 면적대에서도 사상 최고가를 기록하는 단지가 없는 건 아니다. 대치동 ‘대치포스코더샵’ 전용 164㎡는 지난달 24억원 손바뀜하면서 기존 최고가를 1억2000만원가량 뛰어넘었다. 지하철과 공항철도 등 4개 노선이 지나는 공덕역 앞 ‘롯데캐슬프레지던트’ 전용 191㎡ 또한 1억4000만원 정도 오른 19억4000만원에 팔렸다. 평소 거래가 활발하지 않은 단지들이다 보니 가격 상승이 뒤늦게 실거래가에 반영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집코노미] 이 와중에 역대 최고가 기록하는 단지 3대 특징

◆“찻잔 속 태풍”…매수심리 5년來 최저

그러나 부동산 매수심리가 회복됐다고 평가하긴 어렵다는 분석이 많다. KB국민은행이 조사한 서울 아파트 매수우위지수는 지난달 30대로 떨어진 뒤 줄곧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이 지수가 100을 밑돌면 시장에 매수자보다 매도자가 더 많다는 의미다. 서울은 지난해 10월 둘째주부터 100선을 하회했다. 집값 바로미터로 불리는 강남 주요 재건축 단지 주변의 중개업소들은 사실상 개점 휴업 상태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거래량이 급감한 데다 보유세 부담까지 더해진 터라 당분간 급반등하긴 어려울 것”이라며 “급매물만 소화되는 지리한 장세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 팀장 역시 “갭투자 수요가 몰렸던 곳이나 공급은 많은 곳에서 집값 하방 압력이 가중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보유세 부담이 큰 다주택자들은 상반기 안에 매각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6월 1일이 과세기준일이어서다. 이날 현재 주택 소유 여부를 기준으로 올해분 종합부동산세와 재산세 등 보유세를 계산한다. 예컨대 아파트를 매각하면서 5월 31일 잔금을 치렀다면 6개월 동안 소유하고도 보유세를 한 푼도 내지 않는다.

하지만 양도소득세 부담으로 급매물 출회는 예상보다 적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최근 몇 년 동안 집값이 크게 오른 상황에서 중과세율을 감수하고 처분하려는 이들은 많지 않아서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과세기준일 이전 처분을 두고 다주택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겠지만 증여 등으로 다양한 대응을 할 가능성이 있다”며 “고가 1주택자의 경우엔 부부 공동명의로 세금부담을 나눌 수 있어 매도 매물 증가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전형진 기자 withmol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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