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경기 한파에도 서울 중저가 아파트값은 최근 두 달간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9·13 주택시장 안정대책’ 등 정부 규제를 피해 중저가 부동산 시장으로 수요가 몰린 영향이다.

25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의 실거래가 9억원 이하 아파트값은 지난해 11월 9일 이후 11주 동안 0.50%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값이 0.23% 내린 것과 대조적이다. 9억원 이상 고가 아파트 매매가격은 0.81% 떨어졌다.

‘9·13 대책’이 고가주택 시장에 타격을 미친 영향으로 풀이된다. ‘9·13 대책’은 고가주택·다주택자 규제에 중점을 뒀다. 공시가격 9억원이 넘는 주택은 실거주 목적을 제외하고 주택담보대출을 금지했다. 조정대상지역 내 2주택 이상 보유자에게는 종합부동산세를 최고 3.2% 중과했다. 올해 공정가액비율도 80%에서 85%로 상향 조정됐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팀장은 “종부세율과 공정가액비율이 인상된 데다 공시가격까지 큰 폭으로 상승하면서 고가주택의 보유세 부담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이번주 서울 아파트값은 0.06% 떨어지며 11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하락폭은 지난주와 같았다. 송파(-0.19%)의 하락폭이 가장 컸다.

양길성 기자 vertig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