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평균 9.13%↑…지난해 2배 수준
서울 단독주택 공시가 7.92→17.75%
세부담상한까지 보유세 오르는 가구도
정부가 단독(다가구)주택 공시가격을 인상하면서 보유세가 상한선인 150%까지 오르는 사례가 속출할 전망이다. 표준 단독주택 공시가격이 평균 70% 급등하는 서울 연남동 단독주택 밀집지역. 김영우 기자 youngwoo@hankyung.com

정부가 단독(다가구)주택 공시가격을 인상하면서 보유세가 상한선인 150%까지 오르는 사례가 속출할 전망이다. 표준 단독주택 공시가격이 평균 70% 급등하는 서울 연남동 단독주택 밀집지역. 김영우 기자 youngwoo@hankyung.com

고가 단독주택 소유자들의 보유세 부담이 급증할 전망이다. 정부가 발표한 표준단독주택 공시가격 상승률이 지난해 대비 2배 가까이 올라서다. 서울은 지난해 대비 20% 가까이 급등해 역대 최고 수준으로 올랐다. 최근 실거래가격이 급등했거나 시세와 공시가격의 차이가 큰 고가 단독주택을 중심으로 많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지난해 7.92%→올해 17.75%

정부는 24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올해 표준단독주택 공시가격 상승률을 발표했다. 전국의 표준 단독주택 22만 가구의 공시가격 상승률은 평균 9.13%로 지난해(5.51%)의 2배 가까이 올랐다. 최근 10년 동안 연간 4~5% 수준 변동률을 보였으나 올해는 10%에 근접했다. 2005년 주택가격공시제 도입 이후 최고 수준이다.
[단독주택 가격공시] 서울 17% 급등…보유세 폭탄 터진다

지난해 주택가격이 급등했던 서울은 표준주택의 공시가격도 두자릿수로 올랐다. 올해 17.75% 올라 지난해(7.92%)보다 10%포인트 가까이 상승했다. 대구(9.18%)와 광주(8.71%), 세종(7.62%), 제주(6.76%) 등 전국 대부분 지역이 가파르게 올랐다. 산업 불황의 여파로 집값이 전국에서 가장 많이 떨어진 경남의 공시가격 상승률은 0.69%를 나타냈다.

전체 표준주택의 98.3%인 시세 15억원 이하 중·저가 단독주택의 공시가격 상승률은 평균 5.86%로 전체 평균(9.13%)보다 낮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그러나 시세 구간별로 보면 9억~15억원대 주택의 공시가격 변동률은 9.06%로 10%에 육박한다. 서울의 경우 11.11%로 나타났다. 15억~15억원대 주택의 공시가격 변동률은 21.1%, 25억 이상 주택은 36.49%로 고가주택일수록 공시가격 인상폭이 높아졌다.
[단독주택 가격공시] 서울 17% 급등…보유세 폭탄 터진다

변동률이 올해 갑자기 급등한 건 고가주택을 중심으로 시세 대비 공시가격이 지나치게 낮다는 비판을 정부가 의식한 결과로 풀이된다. 특히 지난해 서울을 중심으로 집값이 연일 급등하면서 공시가격 현실화에 대한 요구가 높아졌다. 주택 공시가격의 시세반영률(현실화율)은 지난해 51.8%에서 올해 53.0%로 소폭 올랐다. 초고가 주택의 경우 아파트 수준인 70% 안팎까지 현실화율을 끌어올렸다는 게 정부 설명이다.

◆보유세 부담 급증

이번에 발표된 주택 공시가격은 당장 올해 내는 건강보험료와 보유세 등 각종 세제의 기준이 된다. 공시가격 급등으로 주택 소유주들의 보유세 부담은 대폭 늘어날 전망이다.

한국경제신문이 원종훈 KB국민은행 세무팀장에게 의뢰해 공시가격 급등에 따른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 등 보유세 변화를 계산한 결과 1주택자의 경우도 세부담상한선까지 세금이 급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연남동의 한 단독주택은 지난해 12억2000만원이던 공시가격이 올해 23억6000만원으로 93.44% 올랐다. 이 주택 소유주(60세 미만·5년 미만 보유 가정)의 추정 보유세는 지난해 458만원에서 올해 687만원으로 확 올랐다. 종부세의 경우 79만8720원에서 195만4560원으로 1주택자의 세부담상한(전년 대비 150%)을 채웠다.
[단독주택 가격공시] 서울 17% 급등…보유세 폭탄 터진다

공시가격 인상으로 건강보험료가 크게 오르거나 기초연금 등 복지프로그램에서 불이익을 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정부는 중·저가 단독주택의 경우 공시가격 인상폭이 낮아 영향이 크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개별 가구 부담이 클 경우 이를 완화하기 위한 보완책을 강구하기로 했다. 건보료의 경우 소득 중심 부과체계를 유지하되 재산보험료의 비중은 지속적으로 들 수 있도록 제도를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기초생활보장 프로그램의 경우 재산기준을 개선하기로 했다. 기초연금의 경우 내년부터 선정기준액 변경을 추진한다.

국가장학금의 경우 서민 대학생들에게까지 공시가격 인상 여파가 미치지 않도록 살핀다는 계획이다. 공시가격 인상에 따라 국가장학금을 받을 수 없게 되는 인원을 파악하고 영향을 분석해 소득구간 산정 방식 등의 개선을 검토하기로 했다. 재산세의 경우엔 1주택을 장기보유한 고령자에 대해선 세부담 상한 특례를 추진한다. 현행 제도에서 재산세의 세부담상한은 전년 대비 5~30%다.

이날 발표된 표준단독주택 공시가격은 다음 달 25일까지 이의신청 기간을 거쳐 조정 후 3월 20일 확정 공시된다. 이의신청이 접수되면 재조사 후 중앙부동산가격공시위원회 심의를 거쳐 확정 공시된다. 오는 2월 13일엔 표준지 공시지가가 공시되고 4월 30일엔 공동주택과 개별단독주택의 공시가격이 공시될 예정이다. 정부는 매년 1월 1일을 기준으로 토지 3268만 필지와 단독주택 418만 가구, 공동주택 1350만 가구의 가격을 공시한다.

전형진 기자 withmol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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