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건설업…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자"
대형 건설회사 최고경영자(CEO)들이 2일 신년사에서 위기 극복을 위한 혁신을 강조했다. 주택시장 침체와 저성장 추세 등으로 존폐의 기로에 서 있다면서도 이 시기에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한다면 변화의 주도권을 잡을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각 건설사 대표들은 국내외 건설시장이 어려울수록 전문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진행 현대건설 부회장은 “올해 주택 경기가 위축돼 과거와 같은 호경기를 기대하기 힘들고, 해외에선 기존 주요 시장인 중동의 비중이 축소된 탓에 중국 업체들과 동남아시아 시장을 놓고 경쟁 중”이라며 “건설업종에선 사람의 창의성과 전문성이 결과를 좌우하므로 구성원의 역량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의 명성과 시장 1위 자리를 되찾아 ‘건설명가’를 재건하는 것이 우리 과제”라고 강조했다.

김상우 대림산업 사장은 “변화하는 시장 환경에서 어떻게 생존할지 답을 찾아야 한다”며 “세부사항을 챙기면서 동시에 큰 그림을 볼 수 있는 전문성을 확보한다면 회사는 생존을 넘어 성장을 바라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올해 현금 창출에 경영의 중점을 둘 것”이라며 “기업의 현금 창출 능력이 미래를 결정하는 요소”라고 밝혔다. 미래 성장동력으로는 미국에서 추진 중인 신규 석유화학단지 개발 프로젝트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하석주 롯데건설 사장은 롯데건설 창립 60주년을 맞아 ‘죽을 각오로 임하면 산다’는 뜻의 ‘사즉생’을 강조했다. 그는 “올해는 원가 상승 압력이 필연적인 데다 세계 경제의 저성장 추세가 굳어져 전보다 대내외 경영환경이 악화될 것”이라며 “사즉생의 절실한 각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수주 역량 강화, 사업수행 역량 고도화, 미래 성장동력 확장, 기본기 강화 등 경영방침을 제시했다.

이영호 삼성물산 사장은 “지난해 사업 전반에 걸쳐 미래 준비를 시작했고, 올해는 기술력과 전문성 등 펀더멘털(기초 역량)을 강화해 경쟁 우위를 창출해야 한다”며 “‘성공은 그만두지 않음에 있다’는 자세를 갖추고 각자 목표하는 바를 반드시 달성하는 해로 삼자”고 주문했다. 김대철 HDC현대산업개발 사장은 “작년에 회사를 지주회사체제로 재편하는 ‘대전환’을 했다”며 “이제 그 변화를 조직문화로 승화해 일하는 방식을 바꿔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정도 경영’도 주요 화두로 떠올랐다. 지속적인 질적 성장을 이루기 위해선 올바른 경영이 필수라는 시각이다. 김형 대우건설 사장은 “품질과 안정이 회사의 존폐를 좌우할 정도로 큰 영향력을 지닌 핵심 가치인 만큼 새해를 맞아 각자 업무를 재점검해 달라”고 당부했다. 김 사장은 “수행 역량 고도화, 마케팅 역량 강화, 신성장동력 확보, 경영 인프라 구축 등 4대 핵심 전략을 착실히 수행해 글로벌 상위 20대 건설사로 거듭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