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부동산 분양 시장이 각종 규제 속에서도 선방하고 있다. 상반기 혼란스러웠던 분위기와는 달리 하반기에는 예비 청약자들이 소신 청약으로 돌아서는 분위기다. 부산은 조정대상지역과 비조정대상지역이 섞여 있다. 이 때문에 같은 통장이라도 어느 지역구에 청약하느냐에 따라 받는 규제와 대출, 세금 등이 달라진다. 조정대상지역은 해운대구, 연제구, 동래구, 남구, 수영구, 부산진구와 기장군 일부 지역이다. 상반기에는 분양권 전매를 고려한 비조정지역 아파트가 일방적인 인기를 얻었다. 하반기 들어서는 조정대상지역에서도 청약경쟁률이 상승하고 완전판매 단지도 나오고 있다.

◆상반기, 부산 비조정대상 ‘인기’

상반기에는 비조정대상지역에서 높은 청약경쟁률이 이어졌다. 전매제한이 6개월 정도에 가구주나 가구원 관계없이 청약 가능한 지역들이었다. 지난 5월, 비조정대상지역인 부산 북구에서 분양한 ‘화명 센트럴 푸르지오’의 경우 평균 71.4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앞서 4월 부산 영도구에서 분양한 ‘봉래 에일린의 뜰’은 평균 31.6 대 1, 최고 174 대 1의 경쟁률로 전 주택형이 1순위 마감했다.
현대건설이 부산 조정대상지역인 연제구에서 분양을 완료한 ‘힐스테이트 연산’의 모델하우스.  사진=김하나 기자
현대건설이 부산 조정대상지역인 연제구에서 분양을 완료한 ‘힐스테이트 연산’의 모델하우스. 사진=김하나 기자
조정대상지역에서는 이보다 낮은 경쟁률을 나타냈다. 해운대구 우동에서 선보인 ‘해운대 센트럴 푸르지오’는 1순위 당해지역 마감에 성공했지만 평균 경쟁률은 5.6 대 1에 그쳤다. 동래구 온천동에서 6월 분양한 ‘동래 3차 SK뷰’도 평균 경쟁률은 12.3 대 1 정도였다.

하반기 들어서는 지역을 막론하고 분양 시장이 살아나고 있다. 조정지역에서는 잇단 부동산 대책으로 까다로워지는 청약이나 대출 규제에 앞서 움직이려는 수요자가 늘었다. 9·13 부동산 대책으로 조정대상지역에서는 보유세 기준과 대출 규제가 강화됐다. 전국의 청약조정대상지역 43곳 내 1가구 1주택에 대한 양도세 비과세 실거주 요건도 현행 2년에서 3년으로 강화된다.

현대건설이 조정대상지역인 연제구 연산3동 연산3구역을 재개발한 ‘힐스테이트 연산’도 잔여가구가 빠르게 소진됐다. 8월 1순위 청약에선 710가구 모집(특별공급 제외)에 4431명이 청약해 평균경쟁률 6.24 대 1을 기록했고, 잔여가구에 대한 선착순 분양도 일찌감치 마쳤다.

삼성물산과 현대산업개발이 동래구 온천동 일대에 공급한 ‘동래 래미안 아이파크’도 계약이 막바지다. 전체 3853가구 중 2485가구가 일반 분양됐다. 분양 관계자는 “조정대상지역이다 보니 가구주 기준이나 소득 기준을 잘 챙기지 못한 부적격 청약자들이 좀 있는 편”이라며 “상반기 분위기와는 달리 시세 상승보다는 내집 마련을 위한 소신 있는 청약자들이 많다“고 말했다.

◆연말까지 1만여 가구 분양

부동산114 자료에 따르면 연말까지 부산에서는 총 1만3086가구(임대 제외)가 공급될 예정이다. 이 중 조정대상지역은 총 8916가구, 비조정대상지역은 4170가구가 분양될 것으로 보인다.

비조정대상지역에서는 대우건설이 영도구 동삼동 1180 일원에 분양 예정인 ‘부산 오션시티 푸르지오’가 있다. 동삼하리 복합지구개발사업의 일환으로 이뤄지는 단지다. 지하 3층~지상 49층의 아파트 4개동, 숙박시설 1개동 규모다. 아파트 846가구는 전용면적 84㎡, 115㎡로 구성됐다. 오피스텔형 레지던스는 전용 21㎡, 23㎡ 160실로 구성돼 있다. 동삼혁신도시의 배후단지로 단지 바로 옆에 바다가 있어 바다 조망이 가능하다. 지난 2일 모델하우스를 개관했다. 3.3㎡당 평균분양가는 1190만원이다. 비조정지역에 조성되는 택지지구다 보니 전매는 계약 후 1년 뒤 가능하다.

사하구에는 괴정2구역 재개발사업으로 추진되는 ‘괴정 한신 더휴’가 분양 중이다. 단지 바로 뒤편 승학산과 구덕산으로 연결되는 세리골 등산로가 펼쳐지는 숲세권 아파트다. 부산도시철도 1호선 대티역을 도보로 이용할 수 있는 단지로, 총 835가구 중 496가구가 일반에 분양될 예정이다. 6일 특별공급을 시작으로 7~8일 1, 2순위 청약을 한다. 중흥건설은 사상구 덕포1지구 재개발 단지 1509가구의 분양을 준비 중이다.

조정대상지역인 부산진구에서는 롯데건설이 총 935가구, 일반분양분 642가구의 가야3구역 재개발 단지를 공급할 예정이다. 이진종합건설이 ‘이진 젠시티 개금’을 분양 중이다. 단지는 전용면적 74~112㎡ 규모의 아파트 736가구와 오피스텔 99실로 구성된다. 부산도시철도 2호선 개금역이 가깝다.

수영구에서는 한양산업개발(주)이 ‘타워더모스트 광안’을 분양할 예정이다. 전용면적 21~24㎡ 653실 규모의 오피스텔이다. 바다와 인접해 수영만과 광안대교를 동시에 내려다보는 조망권을 갖췄다. 삼성물산과 대림산업, HDC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은 연제구 거제2구역 2759가구를, KCC건설은 해운대구 반여동 반여1-1구역 재건축단지 441가구를 공급한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