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이후 우후죽순처럼 생겨난 분양형 호텔이 ‘투자자의 무덤’으로 전락했다. 매년 일정 수익률을 보장해 준다는 조건으로 분양하고도 이를 지키지 않는 곳이 속출하고 있어서다. 계약 내용이 부실해 수익금을 받지 못한 투자자들이 소송을 제기해도 보상 받기 어려운 경우가 많아 피해가 커지고 있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부산 해운대 부티크호텔 수분양자들은 투자 수익금을 받지 못하고 있다. 계약대로라면 이 호텔은 지난해 7월 준공돼 그해 11월부터 수분양자에게 연 8%의 수익금을 줄 예정이었다. 하지만 시공사 공사중단으로 완공일이 계속 늦춰졌다. 시행사 리치홀딩스는 “타 시공사를 선정해 수분양자들과의 계약 내용을 이행하려고 최선의 노력을 다 하고 있다”며 “내년 1월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호텔뿐만이 아니다. 서울 명동르와지르호텔, 강원 세인트존스호텔, 강원 라마다호텔, 골든튤립 인천에어포트호텔, 제주 노형호텔, 나주 엠스테이호텔 등 투자자와 분쟁을 빚고 있는 분양형 호텔은 전국 곳곳에 부지기수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피해 사례가 10여 건 올라와 있다. 시행사들이 투자자를 유인해 광고 내용과 다르게 계약을 맺었거나, 완공 후 관광객 감소로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수익금을 주지 못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분양형 호텔은 ‘생활형 숙박시설’로 분류돼 분양과 관련한 규제를 거의 받지 않는다”며 “이렇다 할 투자자 보호장치가 없는 만큼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아란 기자 ar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