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복잡한 절차로 진행되고 있는 ‘지구단위계획’ 수립 기간을 단축하기 위해 실무협의회를 운영한다. 쟁점 사안이 없는 안건은 사전자문 절차를 생략한 뒤 도시·건축공동위원회(이하 도건위)에 바로 상정해 의사결정 속도를 높이겠다는 취지다.

서울시는 도건위에 안건을 상정하기 전 사전자문의 필요성과 관련 규정 적합성 여부를 검토할 ‘지구단위계획 실무협의회(이하 실무협의회)’를 구성해 이달부터 운영에 들어간다고 15일 밝혔다.

서울 '지구단위계획' 빨라진다
지구단위계획이란 토지이용 합리화와 해당 지역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수립하는 도시관리계획을 말한다. 이 계획에는 공공시설의 배치와 규모, 건축물의 용도 제한, 건축물의 건폐율·용적률·높이 제한 등 다양한 이해관계가 얽힌 민감한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이 때문에 도건위가 최종 결정을 내리기 전 사전자문을 받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그동안 특별한 쟁점이 없는 사안도 사전자문이 이뤄지면서 행정 비효율이 발생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통상 사전자문을 받게 되면 길게는 2~3개월이 소요된다. 이번에 새로 구성된 실무협의회는 도건위에 올릴 안건이 전문가들로 구성된 사전자문을 꼭 받아야 하는지 판단하는 역할을 한다. 사전자문이 필요하지 않은 안건은 도건위로 직행해 심의를 받기 때문에 지구단위계획 결정이 그만큼 빨라질 수 있다는 것이 서울시 측 설명이다. 시 관계자는 “별다른 쟁점이 없는 안건들이 사전자문을 받으면서 일정이 지연되는 부작용이 있었다”며 “실무협의회는 특별한 쟁점이 없는 사안을 걸러내는 교통정리와 같은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무협의회는 서울시 내에서 도시계획을 담당하는 부서와 자치구 담당 직원 등으로 구성된다. 이들은 안건별 우선순위와 중요도를 판단해 사전자문 진행 유무를 결정한다. 대상은 신규·재정비 지구단위계획 결정과 계획 내용이 많고 복잡한 안건(필요시), 역세권 청년주택 관련 촉진·비촉진지구 내 도시관리계획(쟁점 사항) 등이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