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정부 시절 시작된 2기 신도시 사업의 개발 완료율(신도시 수 기준)이 16%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3기 신도시 조성과 함께 진행 중인 2기 신도시 완성도를 높여야 공급 확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7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홍철호 자유한국당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2기 신도시 12곳 가운데 개발이 완료된 곳은 김포 한강, 대전 도안 등 2곳이다. 사업진행이 가장 늦은 곳은 양주신도시로 2025년 개발 완료 예정이다. 위례, 화성 동탄2, 파주 운정, 고덕국제화, 인천 검단 등도 2020년 이후 개발을 완료한다.

홍 의원은 “2기 신도시 대다수가 택지 개발이 완료되지 않았고 미분양 우려도 있는데 이에 대한 보완대책 없이 3기 신도시를 조성하는 것은 절차상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광역교통 개선 대책 마련을 통해 수도권 2기 신도시의 완성률을 높여 서울 집값 안정화를 유도하는 것이 더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2기 신도시는 대부분 2000년대 초·중반 집값 안정을 위해 비상대책으로 나온 것이다. 성남 판교, 광교 등 일부를 제외하고는 서울에서 30~40㎞ 떨어져 있어 도심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대부분 서울로 연결되는 교통망과 자족 기능을 충분히 갖추지 못하고 있다.

양주신도시는 지구 지정 15년이 지났지만 광역교통망과 자족시설 부족으로 당초 공급 물량(16만여 명 수용 계획)의 절반밖에 해소하지 못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수도권 2기 신도시 10곳에 계획된 공급물량 60만여 가구 가운데 20만 가구 이상이 아직 분양되지 않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다음달부터 분양에 나서는 인천 검단신도시에선 연말까지 1만 가구가 분양된다. 구체적인 3기 신도시 조성 계획이 나오면 분양에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크다.

김학렬 더리서치 부동산조사연구소장은 “정부가 3기 신도시를 서울과 1기 신도시 사이에 지정한다고 밝힌 만큼 상대적으로 입지가 떨어지는 2기 신도시는 집값 하락, 미분양 등의 피해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