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전문가들은 열악한 교통망을 2기 신도시의 최대 오점으로 꼽는다. 서울로 출퇴근하는 데 3시간을 훌쩍 넘기다 보니 서울의 주거 수요를 분산하는 데 실패해서다. 업계에선 “신규 택지 공급이 급한 게 아니라 기존 신도시에 예정된 광역교통망을 먼저 확충해 집값을 안정시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기 신도시 10곳 중 8곳은 개발 10년째에도 교통 오지로 불린다. 위례신도시가 대표적이다. 예정된 3개 철도 사업 중 착공에 들어간 노선이 하나도 없다. 사업 첫 단계인 예비타당성 조사도 통과하지 못했다. 그 사이 위례 주민 8만 명이 겪는 교통 불편은 깊어지고 있다. 서울로 출퇴근할 방법이 사실상 버스밖에 없어서다.

김포 한강신도시는 전철망 계획 자체가 없다. 광역버스를 타도 서울 광화문까지 1시간~1시간30분가량 걸린다. 2개 차량에 불과한 김포도시철도(한강신도시~김포공항)를 건설 중이지만 개통 시기마저 공기 지연 탓에 올해 말에서 내년으로 넘어갔다. 옥정지구와 회천지구로 이뤄진 양주신도시는 지하철은커녕 여의도·광화문 등 서울 주요 업무지구로 향하는 광역버스도 없다. 7호선 도봉산역과 양주 옥정을 잇는 도봉산포천선 사업은 시공사 선정이 수차례 유찰돼 표류 중이다.

검단신도시에 예정된 인천1호선 검단 연장안은 사업비 문제로 인천도시공사와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갈등을 보이다 개통이 2015년에서 2024년으로 미뤄졌다. 2009년 6월 입주한 경기 파주 운정신도시는 광화문까지 출퇴근 시간이 차로 1시간30분가량 소요된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2기 신도시에 입주했던 사람들이 서울로 이동하는 교통 불편 탓에 다시 서울로 유턴하면서 되레 서울의 집값을 더 올리는 악순환이 벌어지고 있다”며 “신규 택지를 지정하는 것보다 2기 신도시의 광역교통망을 대폭 개선해 서울로 몰리는 수요를 분산하는 일이 더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양길성 기자 vertig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