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형 부동산 투자자에게 상권은 보증서
부동산은 끊임없이 움직인다. 고정된 입지라 해도 조금씩 움직이는 변화의 조짐은 무시할 수 없다. 새로운 문화가 생기는 것인지, 일시적인 현상인지에 대한 판단이 요구된다. 특히 수익형 부동산에 직접적인 상권은 예전과 달리 전방위적으로 변화의 속도가 빨라지고 있어 새로운 관점에서 판단할 필요가 있다.

수익형 부동산 투자자에게 상권은 보증서와 같다. 누구나 들어봤고, 가본 적이 있으며, 지나는 사람들의 어깨가 부딪히는 지역이면 좋은 상권이라 말한다. 여기에 알 만한 브랜드까지 즐비하면 더할 나위 없다. 하지만 보증된 상권이라 해도 예전과 다른 상권의 변화 요인은 염두에 둬야 한다. 결론부터 말하면 거리에 즐비한 상가들을 기본으로 하는 상권의 개념이 희박해지고 있다. 경쟁력 있는 아이템을 보유한 가게가 상권을 좌지우지하고 있다. 더 무서운 것은 아이템이 있으면 기존 상권의 도움은 필요 없어진다. 스스로 입지를 세우면 그만인 것이다. 이런 입지는 부동산 공법의 기본적인 한계와 미래 가치도 뛰어넘는다. 맛집이라 불리는 몇 안 되는 가게에 국한된 사례가 아니라 상권 전반에 걸친 새로운 변화로 봐야 한다.

여기에 지역 거점마다 생기고 있는 대형 복합쇼핑몰 또한 중요한 상권 변화 요소로 봐야 한다. 대형 복합쇼핑몰은 광역의 소비자를 불러모아 주변 상권에 뿌려줘 상권을 활성화하는 시설이 아니다. 반대로 거리에 즐비한 상가들이 형성한 상권을 빠르게 흡수하는 시설로 봐야 한다. 올여름과 같은 혹서기, 작년 겨울과 같은 혹한기에 소비자 선택은 말이 필요 없다. 쇼핑몰은 이런 소비 인구를 최대한 품을 방법을 연구하며 진화하고 있다. 이제는 대형 쇼핑몰에 입점한 브랜드 중 낯선 브랜드가 심심치 않게 눈에 띈다. 어느 지역에서든 아이템으로 입지를 다진 검증된 개인 브랜드를 입점시킨 것이다.

물론 대기업 브랜드 일색에서 참신한 시도이자 공생의 사례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면의 노림수는 그렇게 보이지 않는다. 상권 변화가 그만큼 빠르고 정교해진 것이다.

이영진 <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팀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