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만 해도 서울 강북보다 경기도 주요 신도시 집값이 비쌌다. 지금은 거꾸로다. 서울 뉴타운 집값이 신도시 집값을 압도하면서 강남 수요를 분산하는 데 톡톡히 기여하고 있다.

서울 뉴타운 중 집값이 가장 높을 것으로 예상하는 곳은 한남뉴타운이다. 전문가들은 향후 정비사업이 완료되면 전용면적 84㎡ 가격이 20억원을 훌쩍 넘을 것으로 전망한다. 현재 이 일대 소형빌라 지분 가격은 3.3㎡(평)당 1억원을 웃돈다. 보광동 통일공인 관계자는 “33㎡ 이하 소형 빌라 지분은 구역과 관계없이 3.3㎡당 1억원을 웃돈다”며 “서울 중심부에 있어 교통이 편리하고 용산 개발까지 예정돼 있어 서울에서 가장 비싼 지역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강북에 입지한 뉴타운 아파트의 상승세도 가파르다. 돈의문뉴타운에 들어선 ‘경희궁자이’ 전용면적 84㎡는 지난 8월 13억60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썼다. 현재 호가는 14억5000만원이다. 아현뉴타운 대장주로 꼽히는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전용 59㎡는 지난달 말 12억2000만원에 실거래됐다. 지난 1월 최고가(9억3000만원) 대비 2억9000만원가량 올랐다. 두 단지 모두 지하철 5호선을 이용해 여의도·종로·광화문·공덕 등 중심 업무지구로 이동하기 편리한 게 특징이다.

연말 입주를 앞둔 흑석뉴타운 ‘아크로리버하임’의 분양권은 올 들어 최고 13억8300만원에 거래됐다. 분양가에 비해 최소 5억원가량 웃돈이 붙었다. 흑석뉴타운 역시 여의도·강남권과 인접해 있고 한강대교·동작대교를 거쳐 용산지역으로 출퇴근하기 편리하다. 전문가들은 흑석뉴타운과 인접한 노량진뉴타운도 전용 84㎡가 10억원 이상 호가하는 지역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상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위원은 “고소득 직장이 밀집한 도심 중심업무지구와 가까운 데다 여러 재개발구역을 묶어 체계적으로 개발한 덕에 신도시 부럽지 않은 기반시설을 갖췄다”며 “마을 가꾸기 식의 도시재생을 고집하지 말고 강북 노후 주거지역을 체계적으로 개발해 강남 수요를 분산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