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주택자도 자녀 증여 땐 양도세 중과 피할 수 있어
‘8·27 부동산 대책’ 이후 다주택자들의 셈법이 더욱 복잡해졌다. 경기 구리시와 안양시 동안구, 광교택지개발지구가 조정대상지역에 포함되면서 이들 지역에 보유한 주택에 대한 양도소득세 절세전략을 새롭게 마련해야 해서다.

집코노미 부동산콘서트에서 세무강연을 할 예정인 김종필 세무사는 “다주택자라고 해서 모두 양도세 중과 대상이 되지는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장기임대주택과 조세특례제한법상 감면대상주택, 장기사원용주택, 문화재주택, 저당권실행 또는 채권변제를 위해 취득한 주택 등은 중과세 적용이 배제된다”며 “다만 1가구 2주택일 때와 3주택일 때 적용되는 범위가 다르기 때문에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기 해당하지 않아 처분할 수 없을 땐 증여를 고려해볼 수 있다. 우선 별도 세대를 구성하는 자녀에게 증여하는 방법이 있다. 증여받은 자녀가 처분할 때는 세대별 주택 수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양도세 중과를 피할 수 있다. 배우자 증여도 방법이다.

김 세무사는 “배우자에게 증여한 주택이 주택 수 산정에서 제외되진 않지만 5년이 지난 뒤 해당 주택의 취득가액이 현재의 증여가액으로 바뀐다”며 “취득일부터 증여일까지 발생한 양도차익을 배우자공제 6억원을 활용해 없앨 수 있기 때문에 증여일 이후 가격 상승 부분에 대해서만 중과세를 부담하면 된다”고 말했다.

민간임대사업자로 등록을 통한 절세도 고려해볼 만한 방안이다. 임대등록한 주택이 전용면적 85㎡ 이하의 국민주택 규모면서 기준시가 6억원(수도권 기준) 이하라면 종합부동산세를 내지 않는다. 2채 이상 임대할 때는 재산세를 감면받는다. 임대소득세 또한 최고 75% 감면된다. 의무임대 기간을 끝낸 뒤 처분할 때는 주택 수에 합산되지 않고 중과세율이 아니라 일반세율을 적용받는다. 장기보유특별공제율 상향(10년·70%)과 양도세 100% 감면 가운데 선택할 수 있다. 주택의 기준시가가 6억원을 넘더라도 장특공제율 상향과 양도세 감면 규정은 동일하다. 다만 주택 수에 합산되고 중과세율이 적용된다.

전용 85㎡를 초과한다면 기준시가 6억원 이하일 때만 임대사업자 혜택이 있다. 8년 이상 임대하고 매도할 때 주택 수에 포함되지 않아 중과세를 피한다. 다만 장특공제율 상향과 양도세 100% 감면 혜택은 없다.

김 세무사는 “전용 85㎡를 초과하고 기준시가도 6억원을 넘는다면 세제 혜택이 없기 때문에 임대사업자 등록을 할 필요가 없다”며 “임대사업자들은 의무임대 기간을 끝내고 처분할 때 내야 할 농어촌특별세와 장특공제율이 상향됐을 때의 양도세를 잘 따져본 뒤 유리한 쪽으로 선택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전형진 기자 withmol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