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최진석 건설부동산부 기자
“사실 용산·여의도 마스터플랜은 새로운 내용은 아니었다.”

"집값 다 올려놓고 이제와서…" 들끓는 시장

박원순 서울시장이 26일 시청에서 여의도·용산 마스터플랜을 보류하겠다는 내용의 긴급 발표를 한 뒤 기자들에게 내놓은 발언이다. 그는 “여의도·용산 마스터플랜 추진에 대한 기존 입장을 버리고 보류로 돌아선 이유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이 계획들은 이전부터 꾸준히 준비해온 내용이고, 사업 추진에도 충분한 시간이 필요한 사안”이라며 “하지만 일각에서 마스터플랜을 1970년대식 토건사업으로 여기면서 과열 조짐을 보였다”고 항변했다.

“‘여의도 통째로 개발’ 발언이 부동산 과열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느냐”는 질문에도 박 시장은 “과열은 종합적인 현상으로, 다양한 요인이 영향을 줬다”며 즉답을 피한 채 회견장을 떠났다.

박 시장이 이날 개발 계획을 전격 보류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부동산 현장에선 비판의 목소리가 커졌다.

여의도동에 있는 한 중개업소 대표는 “최근에 계약하고 아직 잔금을 치르지 않은 것들이 많은데 계약자들의 항의 전화를 어떻게 감당해야 할지 걱정”이라며 “매도·매수자 모두 굉장히 혼란스러울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공작·수정아파트 등 개별적으로 재건축을 추진 중인 단지 주민들은 서울시의 요청으로 마스터플랜이 공개될 때까지 재건축을 중단한 상태여서 이번 보류 방침에 더욱 황당해 하는 분위기다.

부동산 인터넷카페에선 이번 보류가 일시적일지, 상당 기간 중단되는 것인지 전망하는 글들도 올라왔다. 한 네티즌은 “1주일 정도 쉬고 다시 활활 타오를 것”이라고 말한 반면, 다른 이는 “사실상 개발이 물 건너간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박 시장이 임기 내에 다시 여의도 마스터플랜을 추진하는 데에는 상당한 부담이 있을 것”이라며 “금융위기급 여파로 집값이 폭락하지 않는 한 여의도 마스터플랜 발표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용산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보류 선언을 하려면 진작 했어야지 가격이 이렇게 오른 상황에서 너무 늦었다”며 “개발은 언제 할지 모르고, 정부가 강력한 추가 대책을 내놔 집값이 하락한다면 그 책임은 누가 져야 하느냐”고 비판했다.

isk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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