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아파트와 상가 조합원의 소송으로 재건축 사업이 장기간 지연되고 있는 서울 강남구 청담동 청담삼익아파트.  /한경DB
일부 아파트와 상가 조합원의 소송으로 재건축 사업이 장기간 지연되고 있는 서울 강남구 청담동 청담삼익아파트. /한경DB
‘강남 재건축 노른자’로 불리는 서울 청담동 청담삼익아파트 재건축 사업이 소송의 큰 고비를 일단 넘겼다.

23일 강남구와 청담삼익 재건축조합 등에 따르면 강남구는 이날 일부 청담삼익아파트 소유자가 제기한 ‘조합설립인가 무효’ 소송 항소심에서 승소했다. 이에 앞서 지난 22일 일부 단지 내 상가 소유주들이 제기한 ‘조합설립인가 무효’ 소송 2심에서도 이겼다. 다만 패소한 원고가 상고하면 대법원 판결을 기다려야 한다.

이외에 다른 소송들도 진행 중이어서 재건축 사업 정상화 여부는 아직 불분명하다. 현재 청담삼익에선 조합설립인가 효력 유무를 따지는 행정소송 두 건이 진행 중이다. 소송을 제기한 일부 주민들은 “상가 분할을 전제로 아파트 소유자끼리 조합을 설립한 것은 무효”라고 주장하고 있다.

◆“조합설립인가 유효”

2심서 뒤집힌 판결… 청담삼익 재건축 '안도'
청담삼익아파트는 2003년 상가 소유자를 배제하고 아파트 소유자만 모아 조합설립인가를 받았다. 그러자 2005년 11월엔 아파트 조합원 4명이, 작년 2월엔 상가 소유자 7명이 모여 조합설립인가권자인 강남구를 상대로 각각 소를 제기했다. 소송으로 조합설립인가 효력은 일단 정지됐다.

두 소송의 쟁점은 같지만 첫 판결은 엇갈렸다. 일부 아파트 조합원들이 제기한 소송 1심에선 작년 6월 말 조합설립인가 처분이 적법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하지만 작년 10월 상가 소유자가 제기한 소송 1심에선 조합설립 무효 판결을 받았다. 서울행정법원은 당시 “조합설립에 필요한 동(棟)별 동의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는 상가 소유자들의 손을 들어준 것으로 알려졌다. 강남구는 작년 말 서울고등법원에 항소했다. 당초 이르면 지난 6월께 항소심 결과가 나올 예정이었으나 양측이 변론 내용을 보완하는 과정에서 판결이 연기됐다. 항소심에서 법원이 강남구 손을 들어주면서 재건축 사업에 힘이 실리게 됐다.

◆대법원 판단 남아

청담삼익 재건축 사업의 순항 여부는 대법원에서 갈릴 전망이다. 항소심에서 패소한 원고 측이 상고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만약 강남구와 조합이 지면 재건축 사업은 아예 원점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있다. 기존 조합설립인가의 효력이 없어지면 조합설립 이후 조합이 행한 사업시행계획·관리처분계획 등의 내용이 무효화될 가능성이 높아서다. 조합이 작년 11월 강남구로부터 받은 관리처분계획 인가도 무효화될 수 있다. 이 경우 재건축 사업을 다시 추진할 때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를 적용받는다.

청담삼익 조합 관계자는 “22~23일 두 건 모두 2심에서 승소했지만 3심까지 갈 가능성이 남아있다”며 “여기에 오는 31일 비상대책위원회가 제기한 관리처분인가 무효 소송에 대한 판결도 나올 예정이어서 아직 마음을 놓을 단계는 아니다”고 설명했다.

청담삼익은 지상 12층, 12개 동, 888가구 규모 단지다. 지상 최고 35층, 9개 동, 총 1230가구 규모로 재건축할 예정이다. 이 중 157가구를 일반분양한다.

청담삼익은 한강변에 자리잡은 데다 단지 규모도 커 재건축이 완료되면 강남권의 랜드마크가 될 것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시공사인 롯데건설은 자사 최초의 고급 브랜드를 이 단지에 적용할 계획이었다. 일반분양가는 역대 최고가에 책정될 전망이다.

선한결/최진석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