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프리즘
조합설립 인가도 나지 않은 지역주택조합 추진 지역에서 조합원가입계약서가 웃돈까지 붙어 거래되고 있다.

설립인가도 없는 지역조합… 이상한 '웃돈 거래'

최근 서울 영등포구에 있는 지역주택조합추진위원회 소셜네트워크서비스의 익명 대화방에는 선(先)계약자가 포기한 가입계약서를 웃돈 600만원을 얹어 샀다는 글이 올라왔다. 당사자인 A씨가 지급한 금액은 계약금, 업무추진비, 웃돈 등 총 6000만원이다. A씨는 “아직 조합설립 인가도 나지 않은 물건에 웃돈이 붙는 게 의아했지만 동·호수 조건이 좋다고 판단해 계약서를 양도받았다”며 “‘웃돈은 계약서를 포기한 선계약자가 요구한 프리미엄’이라고 영업사원이 설명했다”고 말했다.

A씨의 글이 올라오자 일부 대화방 참여자 사이에서 A씨가 영업사원에게 속았다는 말이 나왔다. A씨가 지급한 600만원은 영업사원 몫으로 돌아갔다는 것이다. 한 참여자는 “나한테 (계약서를) 팔라고 전화했을 때도 600만원을 내라고 했다”며 “전 계약자 포기 물건이면 그 사람(전 계약자)도 600만원을 따로 영업사원에게 주고 팔았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A씨는 “영업사원이 진짜로 전 계약자에게 돈을 줬는지 알 방법이 없다”며 “현금을 주고받은 영수증에도 ‘소개비’ 명목으로만 나와 있을 뿐 전달했다는 내용은 없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사업의 앞날이 불투명하다는 점이다. 지역주택조합은 여러 사람으로부터 돈을 모아 땅을 산다. 바로 이 모집 행위에 응해 계약금 3000만원 내지 4000만원을 납부하는 것이 지역조합에 가입하는 행위다. 토지 사용권이 80% 확보돼야 비로소 지역조합 설립 신청이 가능하다. 길영인 아세아종합법률 대표변호사는 “이런 1차 조합원 중에선 사업 진척이 안 돼 피해를 보는 이들이 많다”며 “앞날이 불투명한 사업에 프리미엄까지 주고 투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