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송파구에서 재건축을 추진 중인 잠실주공 5단지가 조합원 간 내분으로 사업 진행에 제동이 걸렸다. 국제설계공모 당선작과 기부채납에 대한 불만에 일부 조합원이 정비계획안 재검토를 요구하고 나섰다.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일부 조합원이 서울시에 잠실 5단지 50층 종상향을 철회하고 국제설계공모 당선작을 무효화해 달라는 민원을 제기했다.

지하철 2호선 잠실역 인근의 잠실 5단지는 3종 일반주거지역에서 준주거지역으로 종상향해 최고 50층 높이로 재건축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와 관련, 서울시 제안에 따라 국제현상설계공모를 해 1등 당선작을 선정한 뒤 재건축 정비계획안을 확정하기 위해 막바지 작업 중이다.

그러나 성냥갑처럼 네모반듯한 모양으로 설계된 데다 단지를 대각선으로 관통하는 왕복 4차로까지 계획돼 있어 주민들의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50층 종상향을 조건으로 한 기부채납 규모가 과도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불만을 가진 주민들은 서울시와 조합에 반발해 최근 ‘잠실 5단지 주민회’를 구성하고 온라인 커뮤니티를 결성했다. 총 3930가구에 이르는 잠실 5단지 주민 중 1000여 명이 가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아파트 단지와 서울시청 앞에서 정기적으로 집회를 열어 조합원들의 입장에서 정비계획안을 재검토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조합 측은 “당선작은 아이디어 수준에 불과하며 조합원들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좋은 설계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주민들을 설득하고 있다.

윤아영 기자 youngmon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