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분당선 서북부연장선의 수혜가 예상되는 서울 은평뉴타운 일대. 개통 후 광화문, 강남 등 서울 주요 도심 접근성이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한경DB
신분당선 서북부연장선의 수혜가 예상되는 서울 은평뉴타운 일대. 개통 후 광화문, 강남 등 서울 주요 도심 접근성이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한경DB
신분당선 서북부연장선(서울 용산~은평뉴타운~경기 삼송지구)이 예비타당성 조사 대상 사업에 포함됐다. 지난해 6월과 9월에 이어 신청 세 번째 만이다. 서울 은평뉴타운과 경기 고양 삼송지구 등 수도권 서북부가 수혜지역으로 꼽힌다. 다만 사업성 확보가 쉽지 않아 타당성조사 통과 및 착공에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삼수’ 만에 타당성 조사 대상 선정

신분당선 서북부연장 '3수' 만에 타당성 조사… 은평뉴타운·삼송 '기대'
26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신분당선 서북부연장선 건설사업은 지난 25일 기획재정부 재정사업 평가 자문위원회에서 예비타당성 조사 대상 사업으로 선정됐다. 향후 기재부 산하 한국개발연구원(KDI)에서 예비타당성 조사를 받는다.

신분당선 서북부연장선은 서울 용산과 고양 삼송을 잇는 18.4㎞ 길이 노선이다. 용산역에서 서울역·시청역을 지나 종로구 상명대역, 은평구 독바위역을 거친다. 이후 은평뉴타운을 넘어 삼송역까지 이어진다. 2016년 국토교통부 ‘제3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담겼다. 서울시는 2025년 기준 하루 이용객이 30만 명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사업비는 1조6532억원이다.

서울시는 당초 선로를 새로 깔아 열차를 운행하는 방법을 구상했다. 하지만 건설비가 많이 든다는 이유로 2014년 11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A노선과 일부 구간을 공유하는 안을 내놨다. 이후 지난해 6월과 9월 두 차례에 걸쳐 이 사업의 예비타당성조사를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 사업성 확보가 어려운 데다 GTX A노선 건설이 확정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이후 서울시는 기존 동빙고~삼송을 잇는 노선을 용산~삼송으로 바꿨다. 공사 구간도 19.4㎞에서 18.4㎞로 줄여 사업비를 낮췄다. 이 안에 따르면 GTX와 신분당선 공유 구간은 서울역~연신내 11.5㎞ 구간이다. 서울시는 노선 겸용을 통해 사업비를 줄일 방침이다.

◆서울·수도권 서북부 수혜 ‘기대’

부동산 전문가들은 도심 접근성이 떨어지는 은평뉴타운, 삼송지구 등 서울·수도권 서북부 지역을 수혜지역으로 꼽았다. 이들 지역 주민은 이 노선의 조속한 착공을 요구해왔다. 고양 식사지구 주민들은 2013년 11월 2만5000여 명의 서명을 담은 청원서를 내기도 했다.

신분당선은 황금노선으로 불린다. 경기 성남시 분당·판교, 서울 강남 등 인기 주거지역과 업무지구를 한번에 지나서다. 현재 신분당선은 2호선 강남역이 종착역이다. 강남역에서 신사역을 잇는 구간은 2016년 6월 착공했다. 신사에서 용산까지 연결하는 계획은 이미 확정돼 있다. 여기에 GTX A노선이 지난 4월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마치는 등 사업에 속도가 붙으면서 일대 교통이 크게 개선될 것이란 분석이다. 두 노선이 개통하면 은평뉴타운에서 강남권까지 30분 안에 닿는다.

다만 사업성 확보가 관건이다. 신분당선 서북부연장선은 수차례 ‘경제성 평가(B/C)’에서 1.0을 넘지 못했다. 일반적인 철도 사업은 B/C값이 1.0을 넘어야 추진한다. 신분당선 신사~용산 구간 착공이 늦어지는 점도 문제다. 이 구간은 미군부대 철수가 늦어지면서 3년째 착공에 들어가지 못하고 있다.

용산~삼송 구간은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한다 해도 기본계획 수립, 입찰 방법 심의, 기본·실시 설계 등 사업 절차가 남아 개통까지는 최소 10년 이상 걸릴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구종원 서울시 철도정책과장은 “예비타당성조사 기간이 원칙적으로 6개월이지만 최고 1년6개월까지 걸릴 수 있다”며 “B/C값이 1.0을 넘길 수 있도록 기재부와 사업비 조정 등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에 예비타당성조사 대상으로 선정된 서울 지하철 노선은 신분당선 서북부연장선 하나다. 함께 기재부 검토를 받은 분당선 급행화 사업은 선정되지 못했다. 관심이 높은 위례과천선, 9호선 4단계 추가 연장은 아직 서울 연구원에서 연구용역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양길성 기자 vertig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