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 평면에 커뮤니티센터 갖춰
새로 지으면 수십억 '시세차익'
교체수요 풍부, 분양가 규제 없어
건설·금융회사도 눈독
고급빌라 신축을 위해 최근 건축심의를 통과한 서울 강남구 청담동 115 일대.  이정선 기자

고급빌라 신축을 위해 최근 건축심의를 통과한 서울 강남구 청담동 115 일대. 이정선 기자

서울 청담동 115에 자리잡은 10가구 규모의 고급빌라 상지리츠빌 7차. 2003년에 들어선 5층 높이의 이 빌라는 인근 단독주택과 함께 신축을 진행 중이다. 이미 건축심의를 통과했고, 오는 12월 철거에 들어갈 예정이다. 완공된 지 15년 만에 신축에 들어간 이유는 주거 편의성을 크게 높일 수 있는 데다 적잖은 시세차익까지 기대할 수 있어서다.

고급 주택가 1번지로 통하는 청담동을 필두로 강남권 일대에 낡은 빌라를 부수고 다시 고급주택을 짓는 신축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고급주택 시장에서 새집 수요가 팽창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고급빌라 신축 활발

고급주택도 "새집이 좋아"… 청담·논현동 신축 '붐'

고급빌라 전문 개발회사 ‘청담일공일’은 상지리츠빌 7차와 주변 단독주택 4필지 등 약 3518㎡ 사업 부지를 사들여 28가구의 고급빌라를 지을 계획이다. 기존 소유자 몫을 제외한 나머지 15가구를 일반에 분양할 계획이다. 청담동 115와 바로 붙어 있는 소규모 필지에도 8가구 규모의 고급주택 ‘브르넨 청담’이 새로 지어지고 있다.

청담 근린공원 인근 청담동 63 효성빌라(25가구)와 64 효성빌라(23가구) 주민들도 신축에 나서고 있다. 논현동 관세청 인근 106에서는 고급빌라 28가구, 서비스드 레지던스 8실로 구성된 2개 동 규모의 ‘상지리츠빌’이 분양 중이다. 서초구 반포동 591의 1 일대 103가구 규모의 효성빌라는 1 대 1 방식 재건축을 추진 중이다.

강남 일대 고급빌라촌에 신축 바람이 본격적으로 불기 시작한 건 작년부터다. 10여 년간 신규 공급이 없던 청담동에서 35가구 규모로 신축에 들어간 ‘효성빌라 청담101’이 지난해 사업 개시 1년여 만에 성공적으로 분양을 끝내자 후속 사업지에도 탄력이 붙었다. 강화성 청담일공일 대표는 “청담101 사업이 성공적으로 끝난 뒤 청담115 사업부지 매입에 3개월이 채 안 걸렸을 정도로 새 빌라에 대한 청담동 주민들의 관심이 뜨겁다”고 전했다.

옛 엘루이호텔 자리에 들어선 ‘더 펜트하우스 청담’과 ‘청담 ONE-H’도 지난해부터 분양에 들어갔다. 고급빌라 신축이 확산하자 건설사들도 시공권 확보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청담동 고급주택 시장에는 효성을 비롯해 현대건설, CJ건설이 뛰어들었다. 이들 건설사는 고급빌라 시장을 장악하기 위해 브랜드 파워 구축을 꾀하고 있다.

◆새 고급주택 수요 팽창

고급빌라 신축이 활발한 근본 배경은 풍부한 ‘교체 수요’다. 청담동, 논현동 일대 고급빌라들은 지어진 지 20년 가까이 됐다. 유지·보수에 많은 돈이 들어가는 데다 내부 평면도 구식이다. 통상 가구당 2~3대 수준인 기존 빌라와 달리 신축 빌라는 5대 이상의 주차장을 갖춘다. 현재 공사 중인 효성빌라 청담101에는 아파트처럼 헬스장, 스크린 골프장, 영화관 등의 커뮤니티센터가 들어선다.

시세 차익이 예상된다는 점도 매력적인 요인이다. 기존 빌라 매매가격은 가구당 30억~40억원 선인 데 비해 신규 빌라 분양가는 60억~100억원에 달한다. 빌라 소유주는 건축비를 제하고도 수십억원대 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

고급빌라의 시장성을 밝게 보는 일부 금융회사는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에 적극적이다. 여은석 메리츠증권 전무는 “강남권에선 신규 빌라로 갈아타려는 교체 수요가 풍부한 편”이라며 “프로젝트 파이낸싱을 통해 신규 시장을 확대해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남권 고급빌라 신축은 건축법으로 추진하고 있다.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적용을 받는 재건축과 달리 초과이익환수 등과 같은 까다로운 규제가 없다. 대부분 30가구 미만으로 구성돼 HUG(주택도시보증공사)의 분양보증이나 구청의 분양승인 절차를 거치지 않아도 된다. 박상경 효성 정비사업팀 차장은 “소규모 고급빌라는 분양가 규제를 받지 않아 고급주택 수요층이 원하는 수준에 맞게 품질을 구성할 수 있어 경쟁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정선 기자 leewa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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