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송파구 일대 주요 아파트 단지 전셋값이 가파르게 떨어지고 있다. 일부 단지는 전세 가격이 한 달 새 1억4000만원 빠졌다. 오는 12월 약 1만 가구 규모의 가락동 ‘헬리오시티’가 입주를 앞두는 등 ‘입주 폭탄’이 예고돼 하락세는 더 깊어질 전망이다.

우수수 떨어지는 송파 전셋값
17일 일선 중개업소에 따르면 신천동 파크리오 전용면적 84㎡는 지난 1일 6억5000만원에 세입자를 구하며 올 들어 전셋값 최저를 찍었다. 지난달만 해도 7억~8억5000만원에 전세 거래가 이뤄지던 주택형이다. 지난 1월엔 최고 8억9000만원까지 거래됐다.

잠실동 레이크팰리스 전용 84㎡는 지난달 19일 7억5000만원에 세입자를 구했다. 한 달 새 1억4000만원 내렸다. 트리지움 전용 84㎡는 1일 7억8000만원에 전세 거래되며 올해 최저를 기록했다. 엘스, 리센츠의 전셋값은 최저점을 찍진 않았으나 4월에 비해 2000만~3000만원 떨어졌다.

잠실동 K공인 관계자는 “이 일대 아파트가 대단지인 데다 전세 매물이 수십 개씩 나오다 보니 물건을 털어내기가 쉽지 않다”며 “일부 집주인은 호가에서 3000만원 정도 깎아 계약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송파구 전셋값 하락세는 갈수록 두드러지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주 송파구 전세 가격은 전주 대비 0.31% 떨어졌다. 올해 누적 기준으로 지난해와 비교하면 4.12% 추락했다. 서울 25개 구 가운데 가장 큰 하락폭이다.

송파구 일대 전세가격 하락세의 가장 큰 요인은 헬리오시티 입주다. 헬리오시티 입주 물량(9510가구)은 올해 강남4구 전체 공급 물량의 61%에 이른다. 부동산 114에 따르면 올해 송파구 내 입주물량은 1만548가구로 지난해 3086가구 대비 3배 넘게 늘었다. 한국감정원 관계자는 “단기간에 입주 물량이 급증하면서 송파구 일대 전셋값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양길성 기자 vertig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