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철도 마곡나루역 조감도. 한국철도시설공단 제공
인천공항철도 마곡나루역 조감도. 한국철도시설공단 제공
지하철 개통은 부동산 시장에 큰 호재다. 직장이나 학교로 이동이 쉬워져서다. 유동 인구가 늘어 상권 발달에도 도움이 된다. 지하철이 거미줄처럼 얽혀있는 수도권은 더 그렇다.

올 하반기에도 지하철이 줄줄이 개통한다. 서울 지하철 9호선 3단계 연장노선, 인천공항철도 마곡나루역, 소사~원시 복선전철 등이다. 개통 뒤 주변 지역의 교통망을 크게 개선할 것으로 기대되는 노선들이다.

◆공항철도가 마곡지구에

오는 9월엔 인천공항철도 마곡나루역이 개통을 앞두고 있다. 마곡나루역은 공항철도 14번째 역이다. 공항철도 디지털미디어시티역과 김포공항역 중간에 들어선다. 공항철도 외에도 9호선 환승역과 연결된다. 지하 3층, 연면적 1만2283㎡ 규모다.

2008년 국토해양부(현 국토교통부), 서울시, 공항철도가 함께 '인천국제공항철도 마곡역사 건설 협약'을 맺었다. 그 뒤 2016년 8월 첫 삽을 떴다. 한국철도시설공단이 시공을 맡았다. 당초 지난해 12월 개통 예정이었으나 미뤄졌다.

서울시 서남권사업과 관계자는 “지하 대합실 공사가 99% 완료돼 오는 9월 말 개통이 목표”라며 “다만 주변 서울식물원과 마곡광장 공사가 지연되는 경우 개통이 늦어질 수 있다”고 전했다.
인천공항철도 노선도. 한국철도시설공단 제공
인천공항철도 노선도. 한국철도시설공단 제공
개통 뒤엔 마곡지구의 공항·도심 접근성이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인천공항·김포공항을 비롯해 서울역, 공덕 등 주요 도심으로 이동이 편해진다. 5·9호선 환승역인 마곡역도 도보 거리에 있다. 국토부는 연간 277만명이 마곡나루역을 이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마곡지구 내 산업단지도 더 활성화될 전망이다. 마곡지구는 서울 마지막 대규모 개발지로 불린다. 366만㎡에 주거·산업·업무 단지가 들어선다. LG는 지난 4월 이곳에 ‘LG사이언스파크’ 개장식을 했다. 연구시설은 16개 동, 부지면적은 축구장 24개 크기인 17만7015㎡에 달한다. 2020년까지 LG그룹 8개 핵심 계열사의 연구개발(R&D) 인력 2만2000여 명이 순차적으로 입주할 예정이다. 이밖에 코오롱 미래기술원, 롯데 글로벌R&D타운, 녹센타이어 중앙연구소 등도 입주를 앞두고 있다. 서울시는 2020년까지 종업원 16만여 명이 상주할 것으로 보고 있다.

◆강동구도 9호선 시대

서울 잠실운동장~보훈병원을 잇는 9호선 3단계 구간(9.2km)은 올해 10월께 개통 예정이다. 2009년 7월 개통한 1단계(개화~신논현)와 2015년 3월 개통한 2단계(신논현~종합운동장)까지 포함해 총 39.2㎞, 39개 역이 연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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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호선 3단계도 예비타당성 통과 후 개통까지 13년 걸렸다. 2005년 10월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했다. 그 뒤 기본계획 수립까지 2년이 걸렸다. 착공은 예비타당성을 통과하고 4년 뒤인 2009년 12월 이뤄졌다. 공사도 순탄치 않았다. 올해 10월께 개통 예정인 이 구간은 8년 반 동안 공사 중이다. 당초 2016년 2월 개통 예정이었으나 싱크홀과 예산 부족 탓에 개통이 2년 8개월 미뤄졌다.

전문가들은 송파구 삼전동 방이동과 강동구 둔촌동 일대를 수혜지로 꼽는다. 3단계 구간 급행역은 석촌, 올림픽공원, 보훈병원 등 3개역이다. 급행열차를 타면 보훈병원에서 김포공항까지 소요 시간은 50분으로 단축된다. 강남권을 관통하는 9호선은 직주근접이 가능해 황금노선으로 불린다.

◆소사동→원시동, 1시간 단축

개통일이 가장 가까운 노선은 소사~원시 복선전철이다. 2011년 3월 첫 삽을 뜬 뒤 오는 16일 개통을 앞두고 있다.

소사~원시선은 경기 부천시 소사동과 안산시 원시동 사이 23.3km를 잇는다. 총 12개 역을 지난다. 신현~시흥시청 구간(1.9km)은 지상을 지나고 나머지 구간은 지하를 통과한다.

건설교통부(현 국토교통부)가 1998년 ‘제1차 수도권 광역교통 5개년 계획’에 처음 반영했다. 2004년 6월 건설 사업 기본계획을 고시한 뒤 2008년 이레일주식회사(대우건설 컨소시엄)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이레일 관계자는 “지난 9월 시험운행에 착수한 이후 차량 형식 승인, 시설물·신호시스템 안정성 시험 등을 마쳤다”며 “16일부터 하루 132차례 왕복 운행한다”고 했다.

개통 뒤엔 수도권 서남부 지역의 철도 교통망이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이는 경기 시흥시에 들어서는 사실상 첫 지하철이다. 인구 42만 명이 살고 있지만 시흥시를 관통하는 지하철은 아직 없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소사원시선 개통 뒤 부천시 소사동에서 안산시 원시동까지 이동 시간은 1시간 30분에서 24분으로 단축된다. 1호선 소사역과 4호선 안산역에서 환승이 가능하다.
전문가들은 시흥 대야동, 은계지구, 장현지구 등을 수혜지로 꼽았다. 향후 신안산선과 연결되면 환승을 통해 여의도 출퇴근도 쉬워진다.

시흥시 도시교통국 관계자는 “소사원시선은 시흥을 남북으로 관통하는 첫 노선인 만큼 일대 주민들은 역 개통을 크게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길성 기자 vertig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