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열 교수, 통계자료로 강남 영역 구분
"고급주거지 '강남'은 강남·서초·송파 중북부"

한국 주택시장에서 독보적 지위를 차지하는 곳이자 애증의 시선이 교차하는 고급주거지인 이른바 '강남'은 서울 강남구·서초구·송파구 중북부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7일 학계에 따르면 정수열 상명대 지리학과 교수는 대한지리학회지 최신호에 게재한 논문 '강남의 경계 긋기'에서 통계청 자료를 활용해 서울 거주공간을 분류한 뒤 "고급형 주거지는 서울 남동부 지역에 뚜렷하게 군집을 형성하고 있으며, 그 영역은 강남 3구 중북부로 한정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정 교수는 사회에서 통용되는 강남에 대한 정의가 매우 다양하고 논란이 있다는 사실을 지적한 뒤 "지리학적 관점에서 강남은 영역적 경계를 밝힘으로써 정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통계청이 제공하는 '살고 싶은 우리동네' 서비스의 근린 환경 지표 32개 중 행정동별 자료가 있는 21개 지표를 활용했다.

통계치 작성 시점은 2010∼2017년으로 조금씩 차이가 있다.

정 교수가 추출한 지표는 자연, 주택, 인구, 생활·편의·교통, 교육, 복지 문화 등 6개 주제로 나뉜다.

구체적으로는 자연에 녹지 비율, 주택에 아파트 가격·공시지가·노후주택 비율·자가 점유 비율, 인구에 청장년인구 비율·혈연가구 비율, 생활·편의·교통에 편의시설 수·쇼핑시설 수·대중교통 접근성, 교육에 학생 대비 교원 수·학원 수, 복지 문화에 사회복지시설 수·문화체육시설 수가 포함됐다.

정 교수는 이러한 지표를 행정동별로 입력한 뒤 주거지를 유형화해 청년 1인 가구와 소규모 임대 주택이 많은 도심형, 고급 공동주택을 중심으로 편의시설과 사교육 기관이 발달하고 인구에서 자녀가 있는 혈연가구 구성비가 높은 고급형, 복지 환경이 양호하고 주택을 소유한 고령층이 주로 거주하는 은퇴자형, 대중교통이 발달했으나 지가가 낮은 서민형으로 구분했다.

그는 "네 가지 주거지 유형 중 고급형이 통상적으로 사람들이 선호하는 모든 주거환경을 구비한 강남 이미지에 부합한다"며 "다른 유형과 차별화되는 강남형 주거지가 분명히 존재하며, 강남형 주거지는 도시 전반에 균등하게 분포하지 않고 한강 이북보다는 이남에 편중돼 있다"고 분석했다.

그렇다면 강남형 주거지에 해당하는 행정동은 어디일까.

정 교수는 강남구 압구정동·삼성1·2동·청담동·신사동·논현2동·역삼1·2동·대치1·2·4동·도곡1·2동, 서초구 반포본동·반포1∼4동·잠원동·서초2∼4동·방배본동·양재1동, 송파구 잠실2∼4·6·7동·오륜동·문정2동을 꼽았다.

강남·서초·송파 3구를 제외하면 양천구 목1·5동, 영등포구 여의동, 용산구 이촌1동, 마포구 서교동, 종로구 종로1·2·3·4가동이 강남형 주거지로 조사됐다.

정 교수는 "강남 3구 중북부 지역은 은퇴자형, 서민형 주거지와는 공간적으로 확실히 구분된다"며 "다만 역삼1동, 서초3동, 여의동은 도심형 주거지와 일부 중첩되거나 이웃한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는 "일견 강남형 주거지 경계는 강남 8학군과 일치한다"며 "특목고와 자사고 우선 선발권이 폐지되면서 명문 일반고가 많은 8학군으로 이주하려는 수요가 높아지면 한때 확장했던 강남의 경계가 다시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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