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4대 그룹 총수들 한자리에…한남동 재벌2세 집성촌으로 성장
고급주택 수요층, 한남동에 들어서는 ‘나인원한남’ 관심 높아
대한민국 부호들의 주거지도가 변화하고 있다. 과거 재벌 1세대들은 성북동이나 평창동 등 전통적 부촌을 선호했지만, 강남권 개발 이후 재벌2세들이 한강과 가까운 용산구 한남동 일대에 둥지를 틀면서다.

한남동에는 범삼성가와 범현대가가 터를 잡고 있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을 비롯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 등이 모두 이곳에서 생활하고 있다.

정몽구 현대차 회장의 자택은 한강이 보이는 한남동 유엔빌리지 일원에 있다. 정 회장 자택 주변에는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과 정성이 이노션 고문 등 가족들이 모여 살고 있다. 얼마 전 타계한 구본무 LG그룹 회장도 오래 전부터 한남동에서 생활했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최근 이주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4대 그룹 총수가 모두 이웃사촌인 셈이다.

이 외에도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 조남호 한진중공업그룹 회장 등이 한남동에 거처를 두고 있다.

■ 수퍼 리치들끼리 모여 사는 한남동… 뭔가 달라도 다르다? 풍수지리도 뛰어나…
한남동은 다른 도시들과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바로 앞 한강을 경계로 마주하고 있는 강남권과도 전혀 다른 느낌을 준다.

서울 도심의 전형적인 풍경을 떠올리면 우후죽순 솟아있는 ‘빌딩 숲’과 거리를 가득 메운 ‘자동차’들을 연상케 한다. 하지만, 한남동은 조용함을 넘어 고요한 분위기가 가득하다. 강남이나 여의도처럼 초고층빌딩도 찾아 보기 힘들다. 또 한강과 남산 중간지점에 위치하며 주변에 공원도 많다. 그럼에도 각종 회사들이 밀집한 강남권과 여의도•광화문•시청 등 주요 업무지구로의 접근성이 매우 뛰어나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시간가치도 보장된다.

한남동은 대한민국 외교 1번지이기도 하다. 외교부 장관 공관이 자리 잡고 있고, 30여 개 나라의 대사관 및 영사관이 이어져 있다. 이곳에는 외교관, 상사주재원, 외국계 기업임원 등과 그 가족이 대거 거주하고 있는 만큼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임대사업도 활발한 지역이다.

풍수지리적으로도 좋다. 남쪽으로는 한강, 북쪽으로는 남산. 거북이가 물을 마시는 형태를 한 길지다. 배산임수와 영구음수 조건이 완벽하게 갖춰진 입지가 서울에서 한남동 외에는 찾기 힘들다는 것이다.

쾌적성과 편의성, 풍수지리학적 우수성까지 두루 갖추었다는 점이 바로 삼성을 비롯해 LG와 현대차 등 국내 주요 대기업 회장들이 이곳에 터를 잡은 이유다.

■ 우리나라에서 가장 비싼 집 다~모인 한남동, 고급주택 가격 고공행진
대기업 오너들이 한남동에 모이기 시작하면서 고급주택가격도 강세다.

국토부 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서울에서 가장 비싸게 팔린 아파트는 용산구 한남더힐 전용면적 244.8㎡로 지난 1월 74억원에 거래됐다. 또한 같은 달 서울 용산구 한남동 소재 연면적584.11㎡ 단독주택(이태원로55라길)은 110억원에 거래되며 1월에 가장 비싸게 팔린 집으로 꼽히기도 했다.

한남동에서 부동산을 운영 중인 ‘K’공인중개사는 “재계 총수들이 거주하고 있는 한남동은 주택에 대한 개념이 아무래도 다를 수 밖에 없다”며 “가격보다는 사생활이 보장되고 테라스나 정원, 고품격 커뮤니티, 조망권 등의 요소들을 더욱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한남동 고급단독주택들은 재벌들이 주로 거주하고 있는 만큼 주택가격도 만만치 않았다. 서울 단독•다가구 등 개별주택 2018년도 공시가격에 따르면 공시가격이 100억원을 넘는 단독주택은 지난해 8가구에서 올해 21가구로 2배 이상 늘었다. 상위 5개 단독주택은 모두 용산구에 있고 이 중 3개가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일가 소유다. 최고가 단독주택은 용산구 한남동의 이 회장 일가 소유며 공시가격은 지난해보다 40억원(15.3%) 오른 261억원으로 집계됐다. 그 다음 비싼 단독주택 역시 이 회장 일가 소유의 용산구 이태원동 주택으로 올해 공시가격은 235억원이다. 3•4위는 용산구 한남동의 단독주택으로 공시가격이 각각 197억원, 190억원이다. 5위도 이 회장 일가 소유 주택으로, 공시가격 182억원이다.

이처럼, 한남동 고급주택가격이 치솟으면서 분양시에도 훈풍이 불었다. 대표적인 사례가 임대 후 분양전환 아파트 ‘한남더힐’이다. 이 아파트는 2009년 분양가상한제를 피하기 위해 민간 임대주택으로 공급했으며 지난해, 임대기간이 만료되면서 일부 가구가 분양 전환됐다.

이 단지는 지난해 12월 국내에서 가장 비싼 아파트에도 이름을 올렸다. 분양면적 331㎡인 3층 매물이 82억원에 거래(분양)됐다. 3.3㎡당 분양가로 환산하면 8,100만원을 훌쩍 넘는다. 이 아파트의 3.3㎡당 전체 평균 분양가도 5,300만원이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한남동의 고급주택시장은 ‘일반수요자’가 아닌 ‘대기업CEO’나 ‘임원’, ‘정치인’ 등이 이끌어 나간다”면서 “자동차도 수요층이 세분화되어 있듯이 고급주택 시장도 일반 아파와는 수요층이 다른 시장으로 이해해야 하는 것이 합리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 최고급 주택 ‘나인원 한남’ 등 개발 속도내는 한남동… 부촌 명성 이어간다
서울 용산구 동남쪽인 한남•이태원동 일대의 고가 주택 공급이 이어지면서 이 일대는 우리나라 최고 부촌의 명성을 이어갈 전망이다. 고급 주택의 대명사인 ‘한남더힐’과 ‘유엔빌리지’가 이미 자리 잡고 있는 가운데, 인근 외국인아파트•유엔군사령부 부지 등 개발에 탄력이 붙고 있어서다.

개발이 가장 활기를 띠는 곳은 외인아파트 부지에 들어서는 고급 주거 단지 ‘나인원 한남’이다. 최고 9층짜리 최고급 주택을 조성하는 사업으로 시행사인 디에스한남이 분양을 준비 중이다.

서울 뉴타운 중 최대어로 꼽히는 한남뉴타운 재개발사업도 기지개를 펴고 있다. 서울 용산구 한남동 일대 111만205㎡ 부지를 재개발하는 한남뉴타운은 강북재개발의 최대어로 평가 받고 있다. 5개 구역 중 1구역(해제)을 제외한 2~5구역이 사업을 추진 중이다. 한남뉴타운 중 가장 크고 진행 속도도 가장 빠른 한남3구역을 비롯해 다른 구역들도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유엔사 부지를 1조552억원에 낙찰 받은 일레븐건설도 한남동 일대에 고급 주택을 지을 예정이다. 주거•업무•문화시설 등이 들어서는 복합단지로 개발되며, 공동주택은 건축물 지상 연면적의 40% 이내에서 전용 85㎡ 초과 아파트를 780가구까지 지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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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닷컴 뉴스팀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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