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마곡동 '엠밸리4단지'. 네이버 거리뷰 캡처
서울 마곡동 '엠밸리4단지'. 네이버 거리뷰 캡처
2013년 6월 서울 강서구 마곡동 ‘마곡엠밸리4단지’를 4억원 대에 분양받은 A씨는 집값(호가기준 12억원)이 2.5배 이상 올랐지만 양도소득세를 한푼도 내지 않는다. 2013년 한시적으로 시행된 양도세 비과세 혜택을 받는 까닭이다. A씨는 “정부가 부동산경기 부양을 위해 양도세를 한시적으로 비과세하는 대책을 내놓을 때가 집값의 바닥”이라며 “나중에 시장이 나빠져 이같은 조치가 나오면 또 집을 여러 채 살 것”이라고 말했다.

◆“남들이 안 살 때 사야”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수도권 부동산시장은 긴 침체기를 맞았다. 2013년 당시 수도권 주택 미분양은 3만3192가구 였다. 작년(1만387가구)의 3배 수준이다. 서울시의 경우 주택 공급과잉까지 겹치면서 미분양 물량이 2011년 1861가구에서 2013년 3157가구로 증가했다. 일부 전문가들이 “일본식 부동산 폭락이 온다”며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는 바람에 부동산 경기는 악화 일로를 걸었다.

여러 대책에도 부동산시장이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자 정부는 2013년 4월 1일 양도소득세 감면 카드를 꺼내 들었다. 2013년 4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신축주택·미분양주택·1세대1주택자가 소유한 주택을 취득하는 경우 취득 후 5년간 발생한 양도차익에 대한 양도소득세를 100% 감면해준다는 내용이었다.
[집코노미] 5년간 2.5배 오른 마곡지구 아파트, 양도세는 '0원'
당시 시장에 나온 모든 주택에 해당하는 것은 아니었다. 실거래가가 6억원 또는 전용면적(연면적) 85㎡ 이하의 아파트 및 오피스텔이 대상이었다. 예컨대 해당 기간 중 전용 84㎡ 5억원 짜리 아파트를 분양받아 5년 이내에 되팔 경우 양도소득금액을 내지 않아도 된다. 5년이 지난 후 추가로 3억원의 시세차익을 얻었다면 이 차익에 대한 양도소득세만 내면 된다.

드디어 지난달부터 순차적으로 5년이 돌아오고 있다. 당시 주택을 매입한 이들은 매도 여부를 저울질 중이다. 추가 상승을 기대하는 이들은 보유를 선택하는 분위기다. 추가로 올라봐야 내야하는 양도세가 미미한 까닭이다.

◆10만명 이상 수혜

4·1 부동산 대책의 영향으로 2013년 1월 5447건에 머물던 주택매매 거래량은 4월 1만2541건으로 급증했다. 2013년 총 주택매매 거래량은 15만6079건으로 집계됐다. 2010년 이후 최대거래량이다. 전년과 대비해선 29%가량 증가한 수치다.

수도권에선 마곡 위례 미사강변도시 등의 분양권을 매입한 이들이 큰 시세차익을 봤다. 기본적으로 두배 이상 올랐다. 2013년 9월 분양한 마곡 엠밸리1~7단지, 14·15단지 아파트 소유주들은 분양가에 비해 2~3배 시세차익을 얻었다. 엠밸리 6단지 전용 84㎡를 4억원에 분양받은 A씨는 지난달 말 9억9000만원에 아파트를 팔았다. 세금을 물지 않아 6억원 가까운 돈을 챙겼다. 2014년 말부터 올해 1분기까지 서울 아파트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긴가민가하면서 사들였던 아파트가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한 것이다.

지난 4월부터 양도세 감면 기한 5년이 순차적으로 끝나지만 혜택을 받은 아파트 소유주들은 ‘문제 없다’는 입장이다. 5년 경과후 추가로 오른 부분에 대해서만 세금을 내면 되는 까닭이다. 강서구 마곡동 M공인 관계자는 “양도세 감면 기간 만료를 염두에 두고 판 사람은 작년에 아주 조금 있었다”며 “올해 들어선 2013년 매입한 이들의 물건이 거의 나오질 않는다”고 말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센터장은 “금융위기나 외환위기 같은 외부 요인 때문에 한시적으로 세제 혜택까지 써가며 부동산 경기 부양책을 쓰는 경우가 10년에 한번 꼴로 있었다”며 “진짜 고수들은 집값이 급등할 때가 아니라 양도세 감면 혜택이 나왔을 때 매물을 사들인다”고 말했다.

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