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포커스] "기준금리 0.5%P 오를 때 임대료 10% 인상해야 수익 유지"
한 스타 부동산 펀드매니저가 30대에 경제적 자유를 이루고 사직서를 던졌다. KB자산운용에서 부동산 전문 펀드매니저로 일했던 민경남 씨(38·사진) 얘기다. 12년차 베테랑 펀드매니저인 그는 부동산 투자 경력이 10년을 넘는 실전 투자자기도 하다. 인터넷에서 자신의 경제적 자유 노하우를 공유하는 필명 ‘시네케라’로 더욱 유명하다.

자산운용업계에선 민씨 같은 젊은 펀드 매니저가 귀하다. 붙잡는 사람도 많았다. 그러나 그가 과감하게 사표를 낸 이유는 간단하다. 근로 외 소득이 더욱 많아서다. “투자할 시간이 모자라 사표를 썼다”는 그를 만나 경제적 자유를 이룬 비결을 물었다.

◆수익형부동산 살 때 현장 10번 가봐야

민씨의 투자 포트폴리오에는 재건축 아파트가 빠져 있다. 정부 규제의 집중 타깃이 되는 데다 초기 투자 자금이 지나치게 많이 들기 때문이다. 민씨는 “2014년께 전세가격이 높은 서울 인기 주거지역 일반 아파트를 매매했다면 현재 수익률이 200%를 넘는다”며 “재건축 아파트에 투자했다면 수익률이 100%에 못 미쳤을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투자 지역은 인기 주거지역으로 제한했다. 인구가 줄고 있는 지방이나 공급이 많은 수도권 외곽은 리스크가 너무 큰 까닭이다.

민씨는 “수익형 부동산을 살 때는 시장조사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수익형 부동산을 매입할 때 최소 10번 현장에 방문하면서 확인 절차를 거듭한다. 정확한 시세를 파악하지 못하면 매입하지 않는다. 수익을 내는 것보다 위험을 줄이는 게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민씨는 “대부분 개미투자자는 월 60만~80만원은 받을 수 있겠지라는 막연한 생각에 오피스텔 등을 매입한다”며 “그러나 60만원과 80만원은 수익률에서 33% 차이가 있다. 정확하게 임대료를 얼마 받을 수 있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아파트와 달리 수익형 부동산은 낮·밤, 요일에 따라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꾸준히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월급쟁이인 까닭에 회사 일에 얽매여 투자 대상을 분석할 시간이 모자랐다”며 “문득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고 좋아하는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에 회사를 그만뒀다”고 말했다.

◆“금리 0.5%=임대료 10%”

그는 지난 3월부터 시행된 임대업이자상환비율(RTI)이 투자자에게 큰 위협이 되진 않는다고 내다봤다. 민씨는 “일부 차주의 대출 한도가 줄어드는 것은 맞다. 특히 대출 비중이 높은 1억~2억원대 오피스텔 투자자들은 영향을 받는다”며 “하지만 8억원 이상의 가격을 보는 구분상가 투자자들은 의외로 대출 비중이 높지 않다”고 전했다. 시중은행에서는 이미 담보인정비율(LTV) 50% 이상의 대출을 꺼리고 있기 때문에 이전과 투자 환경이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다만 기준금리가 인상되면 매각 손실 우려가 커진다는 입장이다. 수익형 부동산의 요구 수익률도 함께 오르기 때문에 임대료 인상이 불가피해서다. 민씨는 “수익률 연 5%인 상가를 기준으로 시뮬레이션 해보면 금리가 0.5%포인트 오를 때 임대료를 10% 인상해야 매각 손실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또 “임대료가 한번 낮아지면 임대수익만의 문제로 끝나지 않고 매각 차익에서 심각한 문제가 발생한다”고 말했다. 가령 월 400만원의 임대수익을 예상하고 10억원짜리 상가(연 수익률 4.8%)를 분양받았어도 5년을 투자하는 동안 실제 임대수익이 월 300만원(연 수익률 3.6%)에 그쳤다면 임대수익 측면에서 6000만원의 손실이 발생한 것과 마찬가지다. 여기에 매각가격까지 고려하면 손실 규모가 더 커진다는 설명이다.

그는 “임차인과 상생하는 방법을 찾으라”며 “간판이 필요하다고 하면 간판을 설치해주고, 큰 통창이 필요하다면 창을 내주는 등 도울 수 있는 최대한으로 도와야 한다”고 전했다. 임차인 장사가 잘돼야 공실도 줄이고 나중에 임대료도 올릴 수 있어서다. 특히 최저임금 인상이 상가 투자의 큰 위험 요소가 되는 상황에서 임차인과의 상생은 더욱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민씨는 중개업소에 수수료를 아끼지 말고 웃돈을 더 얹어주는 것도 유용한 팁이라고 전했다. 중개업자는 임차인을 찾아 공실을 줄이는 데 큰 도움을 주는 사람이기 때문에 이들을 ‘내 사람’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형진 기자 withmol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