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다음달 5일 입주 예정인 서울 잠원동 아크로리버뷰(595가구) 전용면적 84㎡ 호가(중간층 이상)가 26억원 안팎으로 치솟았다. 강남권 최고가인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1612가구) 동일 주택형 호가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두 단지 모두 한강 조망권을 갖추고 있어 각 동네에서 가장 비싸다.

오는 7월 입주할 예정인 잠원동 신반포자이(607가구) 전용 84㎡(중간층 이상) 매물은 24억5000만~26억원에 나와 있다. 3년 전까지만 해도 반포동에서 가장 비쌌던 래미안퍼스티지 같은 주택형 호가(22억~24억5000만원)보다 높다. 두 동네에서 한강 조망권이 없는 단지 중 가장 비싼 단지들이다.

다음달부터 재건축 아파트의 입주가 시작되는 잠원동이 아파트 부촌(富村) 자리를 넘보고 있다. 잠원동 신축 아파트들이 높은 호가 전략을 취하면서 호가 기준으로 반포동 아파트값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길 하나를 사이에 둔 두 동네가 시너지 효과를 내면서 이 일대가 부촌 중 부촌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최고 부촌' 꿈꾸는 잠원동, 반포동 넘어설까
◆최고가 아파트 경쟁

1일 반포동 잠원동 일대 중개업소에 따르면 잠원동 새 아파트 입주가 임박하면서 반포동 주민과 잠원동 주민 사이에서 최고 부촌 논쟁이 심심찮게 벌어지고 있다. 잠원동 주민들은 생활편의시설 한강조망권 등 측면에서 잠원동이 반포동보다 못할 게 없다는 주장인 데 비해 반포동 주민들은 학군 측면에서 반포동이 여전히 한 수 위란 의견이다.

당장은 잠원동 아크로리버뷰 시세가 입주 이후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시세를 얼마나 추격할지가 관심사로 떠올랐다. 반포동 중개업소들은 아크로리버파크의 우세를 예상한다. 무엇보다 단지 규모에서 차이가 난다는 평가다. 커뮤니티시설 등 각종 부대시설 규모에서도 차이가 크다고 본다. 전근택 반포동 로열공인 대표는 “반포동은 도보로 명문 초·중·고에 통학할 수 있고 생활편의 시설이 다양하다”고 말했다.

잠원동 중개업소들은 아크로리버뷰도 뒤지지 않는다고 평가한다. 전 가구가 한강 조망권을 갖추고 있는 데다 건축미도 탁월하다는 평가다. 35층짜리 다섯 개 동이 한강변에 나란히 서 있다. 실사용 면적도 더 넓다. 아크로리버뷰 78㎡의 실사용 면적이 아크로리버파크 84㎡ 실사용 면적보다 20㎡ 더 크다. 차은정 잠원동 소망공인 대표는 “강변북로에서 보면 미스코리아 다섯 명이 나란히 서있는 것처럼 멋있다”고 말했다.
잠원동 아크로리버뷰
잠원동 아크로리버뷰
◆인지도에선 반포가 우세

1970년대 강남권이 개발되면서 반포동엔 대규모 주공아파트가 주로 들어섰다. 잠원동엔 상대적으로 작은 단지의 민영 한신아파트가 포진했다. 반포동은 주거 편의성과 계성초, 세화여중·고, 반포중 등 명문 학군으로 인기를 누려왔다. 잠원동은 상대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대부분 단지가 300~400가구 규모로 작고, 학군도 상대적으로 열위여서다.

그러나 잠원스포츠파크 테니스장에 서초고 이전이 사실상 확정되면서 ‘고교 학군 부재’라는 약점을 극복할 수 있게 됐다. 통합 재건축이 활발하게 진행되면서 단지 규모도 커졌다.

이런 점이 잠원동 신축 아파트 가격에 반영되고 있다. 신반포자이 전용 84㎡는 한강변이 아닌데도 24억5000만~26억원을 호가한다. 잠원역 4번 출구에 있는 래미안 신반포팰리스(843가구) 전용 84㎡도 19억1000만~21억5000만원에 매물이 나왔다. 서진원 금나무공인 부장은 “잠원동 일대 신축 아파트가 반포동 일대 ‘터줏대감’인 래미안퍼스티지와 반포자이 시세를 확실히 앞설 것인지가 관전 포인트”라고 말했다.

2008~2009년 입주한 반포자이(3410가구)와 래미안퍼스티지(2444가구)는 반포동 일대에서 가장 큰 단지다. 래미안퍼스티지는 22억~24억5000만원에 매물이 나와 있고, 반포자이는 18억6000만~23억원을 호가한다.

잠원동의 부상이 눈부시지만 아직 인지도 측면에선 반포동에 밀린다는 평가다. 잠원동 신축 단지가 아파트 이름에 ‘잠원’ 대신 ‘신반포’를 붙이는 배경이다. 아크로리버뷰 조합도 지난달 27일 총회를 열어 이름을 아크로리버뷰 신반포로 바꾸는 안을 가결했다. 법정동인 잠원동은 행정상 편의를 위한 행정동 기준으로는 반포3동과 잠원동으로 나뉜다. 잠원동의 한 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반포라는 인지도가 높기 때문에 주민들은 잠원동보다는 반포3동으로 불리기를 선호한다”며 “아파트 이름에 반포를 넣으려 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