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7 판문점 선언' 이후

들썩이는 민통선 인근 토지

매수 문의 쏟아지는데
땅주인들 매물 거둬들여
계약 파기로 실랑이도
남북한 정상이 지난 27일 ‘판문점 선언’을 발표하자 경기 파주, 강원 고성 등 접경지역 토지시장이 뜨겁게 달아올랐다. 접경지역 땅을 사려는 사람이 몰리자 땅 소유주들은 호가를 두 배 이상 높여 부르거나 추가 상승 기대에 매물을 거둬들이고 있다.

29일 파주 일대 중개업소들에 따르면 통일로 인근에 붙어 있는 땅, 문산읍에서 임진각까지 민통선(민간인출입통제구역) 들어가기 직전의 땅 등에 매수세가 몰리면서 호가가 급등하고 있다.

파주 문산읍 태영공인 조병욱 대표는 “3.3㎡(평)당 15만원이던 땅값이 남북 정상회담 후 25만~30만원을 호가한다”며 “입지가 좋은 땅은 30만원에도 거래가 성사되고 있다”고 전했다. 호가가 단기급등하면서 벌써부터 해약 사태도 나오고 있다.

문산읍 K공인 관계자는 “토지를 매수하려는 사람들이 내용증명을 보내고 계약금을 밀어넣었는데 지주들이 계약을 파기하겠다고 나오면서 실랑이가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땅 주인들은 매물을 거둬들이고 있다. 문산읍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매수 문의는 빗발치고 있는데 땅 주인들은 ‘그 가격에 안 판다’ ‘땅을 더 갖고 있겠다’는 반응을 보여 매물품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접경지역 땅을 사려는 투자자들의 움직임은 시간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문산읍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매수 문의 전화가 하루 50통 정도 와 전화기 두 대가 쉴 새 없이 울리고 있다”며 “단체로 버스를 타고 지방에서 올라와 투자처를 물색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강원 고성군 일대도 금강산 관광 재개, 동해선 연결 등에 대한 기대로 달아오르고 있다. 죽왕면 삼포리 소망공인 이영탁 사장은 “정상회담 전부터 민통선과 가까운 현내면 쪽 매물을 찾는 전화가 하루에 4~5통 걸려오고 있다”며 “매수 희망자들은 3.3㎡당 10만원대 매물을 찾고 있지만 토지 소유자들은 30만원대에 팔기를 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내면 명파리 뉴금강산부동산컨설팅사무소의 양정운 대표는 “금강산 관광을 하던 시기에 명호리와 사천리, 제진리 등 민통선 안쪽에 있는 땅이 입지에 따라 최고 3.3㎡당 30만~35만원에 팔렸다”며 “이후 남북관계가 경색되면서 거래가 뚝 끊겼는데 최근 들어 다시 땅을 찾는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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