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값 오르자 달라진 상권… 마포대로에 첫 수입차 전시장
‘아파트와 수입차’는 짐 자무시의 영화 속 ‘커피와 담배’처럼 잘 어울리는 한 쌍이다. 적어도 2018년을 살아가는 대한민국에서는 그렇다. 새 아파트촌(村)이 형성되면 이내 수입차 판매 전시장이 들어선다. 새 아파트 가격 상승세 속에 입주민의 평균 소득과 구매력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예가 서울 마포구다. 마포대로변인 공덕동 105의 99에 7층짜리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전시판매장이 들어선다. 5월 말 준공 목표로 막바지 공사가 한창이다. 지하철 5호선 애오개역에서 4개 노선 환승역인 공덕역, 5호선 마포역을 잇는 마포대로에 수입차 판매점이 들어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인근 아현뉴타운, 북아현뉴타운, 한강변 단지에 새 아파트가 들어서면서 지역 소득 수준이 향상됐기 때문에 신규 수입차 매장이 문을 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각종 규제에도 마포구 아파트값은 마포대로변을 중심으로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전용면적 84㎡의 실거래가는 이달 13억9000만원을 기록했다. ‘e편한세상마포리버파크’ 전용 84㎡는 지난 2월 12억9000만원에 거래됐다. ‘공덕자이’ 전용 84㎡의 실거래가는 올해 초 10억원을 넘겼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최근 1년간 마포구의 주간 아파트가격지수(2017년 12월4일 기준 100)는 96.90~105.30으로 서울시 전체 평균(96.40~103.90)을 웃돌았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는 올 들어 경기 하남시에 있는 쇼핑복합시설인 ‘스타필드 하남’에도 신규 전시장을 열었다. 인근 미사강변도시에 대규모 단지가 속속 들어선 영향이다. 하남시의 아파트가격지수(98.10~104.40)도 최근 1년간 경기도 전체 평균(98.60~100.70)에 비해 가파른 상승세를 나타냈다.

강원 춘천시에도 올해 첫 벤츠 매장이 문을 열었다. 지난 3월 분양한 춘천 센트럴타워 푸르지오는 3.3㎡당 평균 분양가가 1059만원을 기록했다.

BMW코리아도 올해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에 신규 매장을 열었다. 일산신도시와 맞닿은 장항동, 대화동, 중산동 등에 올해와 내년 7000가구에 달하는 새 아파트 입주가 예정됐기 때문이다. 올해 5월 중산동 일산센트럴아이파크(1802가구), 10월에는 탄현동 일산에듀포레푸르지오(1690가구)가 입주를 시작한다. 내년에는 2월 킨텍스꿈에그린(1100가구), 8월 힐스테이트킨텍스레이크뷰(299가구) 입주가 예정돼 있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