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반포4차 "상가와 묶어 재건축하라는 서울시案 수용 못해"
24일 오전 10시 서울시청 서소문별관 3층. 서울 잠원동 신반포4차 주민 100여 명이 도시계획국장실 앞(사진)에서 국장 면담을 요구했다. 이들은 “서울시에서 내놓은 지구단위계획은 재건축을 하지 말라는 얘기와 같다”며 “반원상가와 태남빌딩 부지를 신반포4차 아파트와 묶어 개발하는 계획을 철회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울시는 지난 12일 ‘서울 반포·잠원 아파트 지구단위계획’ 주민공람을 시작했다. 이 계획에 따르면 서울시는 신반포4차 아파트 인근 반원상가와 태남빌딩 자리에 공공보행로를 낼 계획으로 아파트와 통합 재건축을 하도록 했다. 이에 대해 주민들은 “이미 아파트 인근 뉴코아백화점과 아파트 체육시설인 수영장 때문에 재건축 추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여기에 반원상가와 태남빌딩까지 얽히면 이해관계를 조정할 수 없어 재건축이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신반포4차가 자리잡은 잠원동 70에는 뉴코아백화점 본관과 수영장도 있다. 1979년 아파트 신축 당시 수영장은 주민 복지시설이었고 백화점 역시 주민을 위한 상가 시설이었다. 이후 상가 자리에 백화점이 들어서고 수영장 부지도 매각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2003년 재건축을 추진하면서 한 필지에 묶여 있는 두 건물이 문제가 된 것이다. 신반포4차 주민들은 뉴코아백화점 지분 소유자들과 필지를 분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또 주민들이 수영장 부지를 아파트 재건축 지역에 포함시키려 하자 수영장 부지 소유주들이 “독자적으로 아파트를 짓겠다”며 아파트 주민들을 상대로 토지분할 소송을 제기한 상황이다.

이봉효 신반포4차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장은 “반원상가는 4차로 건너편에 있는 건물로 통합 재건축할 수 없는 입지에 있다”며 “또 상가 지하에 인근 아파트 단지에 수돗물과 지역난방을 공급하는 시설인 중앙공급실이 있는데 이것이 5000명 소유자의 공유지분으로 돼 있어 상가를 공동 개발하라는 것은 재건축을 하지 말라는 얘기와 같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이날 서울시에 “반원상가와 태남빌딩을 묶어 개발하는 특별계획구역11을 철회하고, 서울시가 두 건물을 수용하라”고 요구했다.

신반포4차는 1979년 입주해 올해 입주 40년차를 맞았다. 12개동 1212가구 규모다. 이를 1750가구로 재건축할 계획이지만 진행이 더딘 상황이다. 작년 12월 기존 추진위 임기가 만료된 이후 위원장이 공석이다. 지난 14일 주민총회를 열어 추진위원장 선거를 했지만 의결정족수 미달로 추진위원장을 뽑지 못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