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체된 지방 부동산 시장…분양→'임대 후 분양전환' 선회
지방 분양시장에서 미분양이 속출하고 전반적인 분위기가 침체하자, 건설사들이 당초 분양 예정이던 아파트를 '임대 후 분양전환'으로 돌리는 사례가 속속 나타나고 있다.

21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청주 부동산 시장에서는 민간 건설사가 시공을 맡아 임대 후 분양 전환하는 '분양 전환 민간임대 아파트'의 공급이 잇따르고 있다.

올해 들어 각종 규제와 공급 과잉, 금리상승 등 부동산 시장이 불안정해지자 건설사들이 수요자들이 선호하는 임대로 전환함으로써 '돌파구'를 찾고 있는 것이다.

분양 전환 민간임대 아파트는 정해진 일정 기간(최장 8년)을 살아본 뒤 분양전환을 선택할 수 있는 아파트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청약통장 보유 여부를 포함한 청약조건이 일체 필요 없고 임대 기간에는 취득세, 종합부동산세, 재산세 등 각종 세제혜택이 제공되는 등 비용 부담과 집값 하락에 대한 리스크가 적다는 장점이 있다.

뿐만 아니라 건설사 입장에서도 불안정한 시장 상황 속에서 미분양 리스크와 자금조달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올해 청주시에 분양을 앞둔 원건설과 우미건설은 최근 분양 예정 아파트를 임대 후 분양전환 방식의 민간임대 아파트로 공급하기로 했다.

먼저 원건설은 이달 청주시 동남지구 B9, B10 블록에 공급하는 '동남 힐데스하임 The와이드'를 5년 전세형 민간임대 아파트로 공급하기로 했다.

단지는 지하 2층 ~ 지상 25층, 11개 동, 총 910세대 규모로 전용 84㎡ 단일 면적으로 구성된다.

만 19세 이상이면 청약통장 보유 여부, 소득 제한, 주택 소유 여부에 상관없이 누구나 계약할 수 있으며, 계약자에게는 5년 거주 이후 분양 전환 시 우선 분양 전환권이 부여된다.

또 우미건설은 상반기 중 동남지구 B8 블록에 분양하려던 1천217가구에 대해 분양 계획을 접고 임대 후 분양전환에 나서겠다는 사업계획서를 지난달 청주시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동아건설과 대성건설도 분양 전환 민간임대 아파트 형태로 분양 방식을 바꾸고 사업을 진행한 바 있다.

동아건설은 지난달 오송바이오폴리스지구 B6 블록에 선보인 '청주 오송 동아라이크텐'을 4년 민간임대 아파트로 공급했다.

대성건설은 같은 달 청주 동남지구 B4·B6블록에 들어서는 '청주 동남지구 대성베르힐'을 5년 민간임대 아파트로 선보였다.

업계 관계자는 "청주시 부동산시장이 공급 과잉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분양 전환 민간임대 아파트는 소비자와 건설사 모두에게 유리하게 적용될 수 있는 정책"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방 부동산 경기가 좋지 않고 분양 전환 민간임대 아파트가 수요자들에게 유리한 점이 많은 만큼, 앞으로 다른 지역에서도 분양보다는 임대 전환을 선택하는 업체가 추가로 나올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