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층간 소음, 바닥부터 바꾸자"…저감설계 확대하는 건설업계
층간 소음이 사회문제로 대두되면서 건설업계가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 움직이고 있다. 건설사들은 층간 소음 저감을 위해 새롭게 선보이는 아파트에 자체 개발한 자재나, 층별 설계구조를 변경하는 등의 특화설계를 적용하고 있다.

건설사들 입장에서 이러한 설계를 적용하는 건 여러모로 부담이다. 두께를 키우거나 구조를 변겨하다보면 그만큼 건축비가 올라가기 때문이다. 바닥이 두꺼워지면서 하중도 무거워지고 그만큼 튼튼한 구조가 필요하다. 이는 건축비 상승으로 이어지지만, 층감 소음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적용을 확대하고 있다.

일부 건설사들이 선보이기 시작한 층간 소음 저감 설계는 입소문을 탔다. 대림산업이 대표적이다. 대림산업은 자사 브랜드인 ‘e편한세상’, ‘아크로’ 등의 아파트에 일반 바닥차음재(30mm)보다 2배 두꺼운 60mm의 바닥 차음재를 도입하고 있다. 과거에는 일부 단지들만 선택적으로 도입했지만, 이제는 대부분의 단지에 적용하고 있다. 입주자나 예비청약자들이 긍정적인 평가를 받으면서, 아파트의 가치에도 영향을 준다고 보고 있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입주민의 주거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실 거주 시 가장 큰 문제로 떠오른 층간 소음을 최소화하는 특화 바닥차음재를 자체 개발해 신규아파트에 적용했다"며 "‘e편한세상 신촌’, ‘아크로 리버파크’ 등 입주자들에게 만족도가 높다"고 말했다.

포스코건설, KCC건설 등도 자체 개발을 통해 층간 소음을 줄여 나가는데 힘쓰고 있다. 포스코건설은 포스코가 2015년 개발한 고망간강 바닥판 ‘포스코지’를 활용해 층간 소음을 줄이고 있다. 이 바닥판의 진동에너지 흡수능력(방진성능)은 일반 바닥재의 4배에 달한다는 게 포스코측의 설명이다. 포스코건설은 ‘송도 더샵 퍼스트파크’ 시험 시공을 거쳐 일부 더샵 아파트에 시공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KCC건설의 경우는 아예 층간 소음 저감 기능을 향상한 친환경 바닥재 ‘숲 소리 휴(休)’를 출시했다. 모회사인 KCC가 건축자재를 생산하는 만큼 이 분야에서는 신경을 쓰고 이다. 숲 소리 휴는 두께 60mm의 경보행 장판으로 고강도 쿠션 층을 적용해 소음이나 충격 분산효과가 있는 고기능성 바닥재다. 소음 저감량 테스트 결과 일반 콘크리트 맨바닥 대비 33%의 경량충격음의 감소 효과를 발휘한다.
대림산업 거실 이미지
대림산업 거실 이미지
민간기업 뿐만 아니다. LH(한국주택공사) 또한 층간 소음을 줄이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LH는 지난해 12월 층간 소음을 최소화하기 위해 ‘층간 소음 저감 기술 레벨 업(Level-Up) 전략’을 수립하고 본격적으로 추진중이다.

LH 관계자는 ”로드맵에 따라 단기적으로는 건축자재 등급 상향, 완충재 제조업체 직접 하도급 및 시공기준 등을 개선해 층간 소음 저감 성능을 향상하는 것이 목표”라며 “중장기적으로는 LH가 세종시에 건립 중인 주택성능연구개발센터(2018년 하반기 개관 예정)를 활용해 층간소음 저감을 위한 최적의 구조형식 검증 및 평면 개발 등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밖에도 층별로 설계구조를 달리해 층간 소음을 예방한 건설사도 있다. 일신건영은 평택 소사벌지구에 선보이는 테라스하우스인 ‘아너하임186’의 층간 소음을 줄이기 위해 층별 세대 구조를 달리 설계했다. 실제 이 단지는 1·2층 세대의 경우 1층 거실, 2층은 침실로 설계되며, 3·4층 세대는 반대로 침실을 3층, 거실은 4층에 둬 층간 소음을 줄였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아파트가 보편적인 주거형태로 자리 잡게 되면서 층간 소음 문제가 가장 큰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만큼, 건설업계도 이를 예방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