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 3주구가 재건축 시공자 선정에 실패했다. 이번이 세 번째다. 조합은 수의계약을 통한 시공자 선정 등을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9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이날 마감된 반포주공1단지 3주구 재건축 시공자 입찰이 현대산업개발 한 곳만 응찰해 유찰됐다. 건설회사 두 곳 이상이 참여해야 입찰이 성립한다.

반포주공1단지 3주구 조합은 작년 11월과 올 1월에도 각각 입찰을 했으나 번번이 현대산업개발만 참여해 무산됐다. 지난해 10월 열린 첫 현장설명회에는 건설사 여덟 곳이 참여했다. 하지만 다음달인 11월 말 입찰에 현대산업개발만 입찰보증금 500억원을 납입해 유찰 처리됐다.

조합은 작년 12월 건설사의 현금 조달 부담을 줄여 참여를 늘리도록 시공자 선정 계획을 일부 변경해 입찰 공고를 다시 냈다. 당시 입찰 현장설명회에는 총 10개 건설사가 참여했으나 시공자 추가 입찰로 이어지진 않았다.

지난 2월 말 열린 세 번째 시공자 현장설명회에는 총 8개 건설사가 참여했다. 그러나 이번에도 현대산업개발만 입찰했다.

현대산업개발이 공을 많이 들인 단지라 수주 가능성이 떨어지는 다른 건설사들이 입찰 참여에 부담을 느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 설명이다. 현대산업개발은 작년 11월부터 조합원 대상 재건축 개별 설명회를 열고 설계안을 선보였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입지가 좋은 재건축 사업장이지만 시공자 경쟁에 나설 경우 생기는 다양한 기회비용을 고려해 응찰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조합은 수의계약을 통해 시공자 선정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교통부로부터 이번 입찰에서도 한 개 이하 시공자가 참여해 유찰될 땐 수의계약으로 시공자를 선정할 수 있다는 유권해석을 받았다. 반포주공1단지 3주구 조합 관계자는 “일단 11일 대의원회를 열고 수의계약에 대한 조합원 의견 수렴을 거칠 것”이라며 “오는 6월께 시공사 선정 총회를 열 예정”이라고 밝혔다.

반포주공1단지 3주구는 전용면적 72㎡ 단일형 1490가구로 구성됐다. 조합은 재건축을 통해 지상 35층, 17개 동, 2091가구 규모의 새 단지를 지을 예정이다. 조합이 제시한 예상 공사비는 약 8087억원으로, 3.3㎡당 542만원 수준이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