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주변에 미니신도시 여러 곳 조성할 것"
서울과 인접한 경기 일대에 강남 수요를 분산할 미니 신도시급 공공택지가 조성된다. 이곳에는 공공분양·임대아파트는 물론 신혼희망타운, 청년주택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박상우 LH(한국토지주택공사) 사장(사진)은 5일 취임 2주년을 겸한 기자간담회에서 “정부의 주거복지 로드맵에 따라 향후 100만 가구를 공급해야 하는데 LH가 이 중 75만 가구를 책임져야 한다”며 “이를 위해 서울과 가까운 지역을 중심으로 공공택지를 확보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공공택지 확보 방법은 공공주택법으로 규모 있게 추진하는 게 토지이용계획을 다양하게 수립할 수 있어 좋다”며 “그린벨트를 활용할 수도 있고, 서울을 둘러싼 ‘동서남북’에서 후보지를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수도권에 대규모 공공택지를 지정할 만한 땅이 별로 남아있지 않다”며 “농림축산식품부, 환경부 등 관계부처와 협의해 택지 조성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업계는 새로 개발할 공공택지 규모를 최소 100만㎡ 이상으로 추정한다. 각종 기반시설과 교통망 등을 고려하면 적어도 이 정도 규모는 돼야 공공택지 기능을 수반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100만㎡는 아파트 7000~8000가구 정도를 지을 수 있는 땅으로 분당신도시의 20분의 1, 일산신도시의 15분의 1 정도 규모다.

‘강남 대체 주거지’가 필요하다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서는 “20년 전 분당신도시 개발 때와 달리 지금은 강남을 대체할 만한 빈 땅도 없고, ‘강남 대체’라는 말 자체도 예전 시각의 이야기”라며 “강북을 개발하는 등 강남의 기능을 대체할 곳을 곳곳에 만들어 강남 쏠림을 분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청량리도, 신촌 등지도 얼마든지 (주거지로) 좋은 기능을 할 수 있다”며 “특정 지역에 집중돼 있는 수요를 분산하기 위해 균형발전으로 가는 게 맞다”고 강조했다.

박 사장은 “공공분양 아파트 공급을 늘려야 하는 만큼 LH 아파트의 가치 제고에도 힘쓰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LH건설기능명장제도’를 도입, 주로 하자가 발생하는 마무리 9개 공종에 20년 이상 경력의 마스터를 채용해 현장 지도에 나서기로 했다. 박 사장은 “젊은 건설기능공 양성과 함께 청년 일자리 창출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사장은 “가계의 부담을 덜어주면서 서민이 부담할 수 있는(affordable) 아파트를 분양시장에 많이 공급하되 품질 수준도 유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LH는 하반기부터 기존 ‘휴먼시아’와 ‘뜨란채’를 대체할 새 브랜드를 선보일 예정이다.

박 사장은 이날 LH 임대주택의 사회적 기능도 강조했다. 박 사장은 “LH가 관리하는 임대주택이 지난해 말 기준 103만 가구였고 올 연말이 되면 110만 가구로 증가한다”며 “그동안 임대주택에 주거공간만 제공하는 데 치중해왔다면 앞으로는 다양한 주거 서비스를 제공해나가는 데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LH는 이미 성남 여수지구 임대단지에서 국공립 어린이집, 공동육아나눔터, 맘스카페, 독서실, 작은도서관, 노인정, 무인택배, 텃밭, 카풀 등 다양한 시설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쿠웨이트에서 추진 중인 스마트시티 수출에 대한 기대도 나타냈다. 박 사장은 “쿠웨이트 신도시엔 앞으로 20년간 100조원이 투입된다”며 “현재 신도시 설계를 진행 중인데 나중에 사업이 발주되면 택지조성공사 단계부터 우리 건설사가 참여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정선 기자 leew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