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초환 부담금' 산정 시작… 반포현대 첫 제출
서울 서초구 반포동 반포현대 아파트(사진)가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부담금 산출을 위한 자료를 서초구청에 제출했다. 이에 따라 서울 강남권 재건축 단지 중 처음으로 예정액을 통보받는 단지가 될 전망이다. 이 단지를 시작으로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시행의 막이 오르는 셈이다.
'재초환 부담금' 산정 시작… 반포현대 첫 제출
◆초과이익환수 스타트

4일 국토교통부와 서초구청에 따르면 이 단지는 지난 2일 서초구청에 부담금 산정 관련 자료를 제출했다. 서초구청은 다음달 2일까지 부담금 규모를 산정해 조합에 통보할 계획이다.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는 재건축 사업으로 얻은 조합원 이익이 가구당 3000만원을 넘기면 초과액의 최고 50%를 정부가 거둬가는 제도다. 2006년 제정돼 시행되다가 2012년 말부터 유예됐고 올 1월 부활했다. 작년 말까지 관리처분인가 신청을 하지 못한 단지는 이 제도를 적용받는다.

현행 규정에 따르면 조합은 사업시행인가 고시 3개월 이내에 부담금 산정을 위한 기초 자료를 관할 지방자치단체에 제출해야 한다. 정부는 초과이익환수 대상 단지의 사업시행인가 고시일을 올해 1월3일로 일률 적용하고, 휴일 등을 고려해 지난 4일까지 자료를 받았다.

반포현대는 강남권 재건축 초과이익환수 대상 사업지 중 유일하게 이 기초자료 제출 기한이 적용됐다. 이 단지는 2016년 재건축조합을 설립해 작년 9월 사업시행인가를 받았고, 같은 해 11월 동부건설을 재건축 공동사업시행 건설업자로 결정했다. 올 하반기 착공해 2020년 준공하는 것이 목표다. 80가구 규모 기존 단지를 헐고 지하 2층~지상 20층, 108가구를 짓는다.

아직 시공사를 선정하지 못한 재건축조합은 시공사 선정 후 한 달 이내까지 자료 제출 시점을 미룰 수 있다. 강남구 대치쌍용2차,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 3주구, 송파구 문정동 136 일대 등이 해당한다. 이들 단지는 시공사 선정 후 이르면 7월께 자료를 제출해 8월 이후에 부담금 산정 내용을 받아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반포주공1단지 3주구는 오는 9일, 문정동 136일대는 오는 16일, 대치쌍용2차는 오는 30일 각각 시공사 입찰을 마감한다.

'재초환 부담금' 산정 시작… 반포현대 첫 제출
◆“추산액 발표 후폭풍 클 것”

반포현대 조합이 예상하는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부담금액은 가구당 1000만원 안팎이다. 반포현대 조합 관계자는 “재건축 계획안에 따르면 새 단지 총 108가구 중 일반분양분은 12가구뿐”이라며 “막대한 수익을 남기는 재건축사업장이 아닌 만큼 부담금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종 부담금은 준공 후 확정된다.

그러나 후속 단지에선 추산액이 수억원에 달하는 곳도 나올 전망이다. 서초구 관계자는 “2014년 이후 강남권 집값이 급등한 상태라 부담금 액수가 큰 곳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반기 줄줄이 이어질 부담금 예정액 공지는 만만찮은 후폭풍을 몰고 올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서초구청에서 통지하는 부담금 규모가 시장 예상가를 크게 웃돌 경우 초과이익환수제에 대한 재건축조합들 반발 움직임이 거세질 가능성이 높아서다. 지난달엔 전국 재건축조합 10곳이 “초과이익환수제가 헌법에 위배된다”며 법령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서울 강남권 조합 중엔 강남구 대치쌍용2차와 압구정 5구역, 서초구 신반포21차,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 등 네 곳이 이름을 올렸다.

이런 영향으로 주요 재건축 단지 가격은 최근 들어 약세다. 은마아파트는 최근 3개월 새 1억원 떨어졌다. 지난 1월 중순 16억원에 팔린 전용 76㎡가 지난달엔 15억원, 15억1000만원에 각각 거래됐다. 정비업계의 한 관계자는 “서초구가 통지하는 금액에 따라 강남권 재건축 단지 가격이 크게 출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